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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센터 네트워크가 여는 새로운 시대 “SDN을 주목하라”
신개념 ‘네트워크 분할’ 부상 … SDN 주도권 경쟁 ‘불꽃’
2016년 07월 11일 09:01:14 강석오 기자 kang@datanet.co.kr
   

최근 근 20년간 정체돼 있던 데이터센터 네트워킹 산업에 급격한 변화와 혁신이 나타나고 있다. 기존 네트워킹 벤더는 물론 많은 스타트업들이 네트워킹 산업의 경제성과 운용 모델의 패러다임 전환을 위해 새로운 솔루션을 경쟁적으로 선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번호의 데이터센터 네트워크가 여는 새로운 시대를 시작으로 6회에 걸쳐 데이터센터 네트워킹의 혁신과 진화에 대해 살핀다. <편집자>

[연재 순서]
1. 데이터센터 네트워크가 여는 새로운 시대
2. 오픈스택 네트워킹: 신기술의 가능성과 위험성
3. 진정한 소프트웨어 정의 데이터센터로 향하는 여정
4. 하이퍼스케일 퍼블릭 클라우드 vs. 글로벌 IT 솔루션 제공업체
5. IT의 컨테이너화
6. SDN이 주류가 되는 2016년

최근 20년간 정체돼 있던 데이터센터 네트워킹 산업에 급격한 변화와 혁신이 나타나고 있다. 기존 네트워킹 벤더는 물론 민첩한 스타트업들이 네트워킹 산업의 경제성과 운용 모델에 패러다임 전환을 일으키는 새로운 솔루션을 앞 다퉈 선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폭발적인 혁신과 이를 가능하게 하는 설계 사상의 근본적인 전환을 이해하려면 서버 시장에서 먼저 나타났던 변화와 혁신의 역사를 살펴봐야 한다.

메인프레임 밀어낸 표준 x86 아키텍처
IBM 메인프레임은 수십 년 동안 데이터센터의 독보적인 표준이었다. 80년대에 썬마이크로시스템즈가 처음으로 메인프레임 아키텍처에 도전장을 던진 이후 메인프레임이 독차지하고 있던 시장의 큰 틀은 천천히 무너져 내렸고, 컴팩, 델, IBM, HP 등 주요 PC 제조사들이 인텔 기반 x86 아키텍처를 채택하면서 x86은 사실상 업계 표준으로 자리를 잡게 됐다. 또한 VM웨어가 2001년 하이퍼바이저 가상화 소프트웨어를 선보이면서 기업들은 서버 통합으로 초기 투자비를 절감하는 한편 자원 활용과 관리 운영 측면에서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었다.

다수의 인텔 x86 서버를 도입해 가상화하는 기업이 지속적으로 늘면서 서버 하드웨어는 제조사별로 거의 차이가 없는 보편적인 제품이 됐다. 기존 제조사들은 스토리지나 네트워킹 등 자사 포트폴리오에 속하는 다른 제품과 서버를 조합한 패키지를 만들거나 가상화와 통합 관리 지원 등으로 차별화를 꾀했지만 결국 고객의 결정을 좌우하는 유일한 차이는 ‘가격’이었다.

이러한 구조로 마진폭이 줄자 제조사들 사이에서 인수합병이 활발히 이뤄지게 됐다. IBM은 PC와 서버사업부를 레노버에 매각하고 서버시장에서 철수했고, HP는 컴팩을 인수해 몸집을 키우는 전략을 택했다. 델은 비공개기업으로 전환해 단기수익에 대한 투자자들의 압박을 피하고 조직구조를 크게 바꿔 경쟁력 향상을 도모했다.

아키텍처 혁신과 업계 재편은 18개월마다 CPU의 성능이 2배 향상되고 가격은 절반으로 떨어지는 무어의 법칙이 작동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고, 고객들은 이러한 혁신이 가져오는 혜택을 지속적으로 누릴 수 있었다. 서버 가상화 소프트웨어는 집적도가 높은 멀티코어를 탑재한 서버 하드웨어의 개발을 촉진했고, 단일 노드 내에서도 수백 개의 가상머신이 독립적으로 운용되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특히 VM웨어의 v모션을 통해 서버 유지보수를 위한 유휴시간 없이도 가상머신을 다른 서버로 이동할 수 있게 되면서 자동화와 운영 유연성이 한층 더 높아졌다.

   

네트워크로 옮겨온 변화의 바람
서버 아키텍처의 변화는 이미 전 세계 IT 조직들을 크게 변화시켰다. IT 조직을 이끄는 CIO들은 스토리지와 네트워킹 분야에서도 기존 아키텍처를 대체해 초기 투자 및 운영 비용의 효율화를 가져올 대안이 무엇인가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기존 아키텍처에 도전장을 던진 첫 번째 그룹은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웹서비스(AWS)와 같은 초대형 IT 기업들이었다. 전례 없이 빠른 속도와 거대한 규모로 성장하고 있는 이들은 급속한 성장에 따른 네트워크 트래픽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이들이 가진 문제는 매우 독특하고 난해했지만 문제를 풀어내기 위한 역량과 자원은 충분했다.

이들은 거대한 규모에서도 훨씬 효율적으로 작동하는 데이터센터를 실현하기 위한 각각의 구성 요소들을 찾기 위해 기존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킹 벤더들의 솔루션을 면밀히 살펴본 결과 벤더에 의존하지 않고 이러한 요소들을 자체 만들기로 결정했다. 네트워킹에서는 네트워크 운영 시스템을 설계하고, 소프트웨어 정의 컨트롤러를 개발했으며, 스위치 제조사와 협력을 통해 상용 표준 규격의 칩셋을 활용해 업계 표준의 화이트박스 스위치를 제작했다.

초대형 IT 기업들이 브로드컴 칩셋 기반의 화이트박스 스위치로 자체 데이터센터 네트워크의 혁신을 꾀하던 시기와 맞물려 기존 네트워킹 벤더들의 스위치 대부분도 브로드컴 기반 아키텍처로 수렴돼 가고 있었다. 네트워킹 벤더의 스위치가 제조되는 곳 역시 경쟁관계라 할 수 있는 화이트박스 스위치가 만들어지는 대만의 동일한 공장이었다. 사실 스위치 앞면의 베젤을 제외한 하드웨어를 놓고 보면 벤더간 차이가 미미하다는 건 네트워킹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이다.

스위치 설계의 표준화는 결국 하드웨어의 보편상품화로 이어졌고, 벤더들은 스위치 위에 올라가는 운영 시스템에서 차별화를 꾀했다. 아리스타, 시스코, 익스트림, 델, HPE, 주니퍼를 포함한 모든 네트워킹 벤더는 스위치 하드웨어에 자사 소프트웨어를 얹어 이를 어플라이언스, 즉 하나의 통합 시스템으로 제공해왔다.

초대형 IT 기업들이 매년 엄청난 규모로 화이트박스 스위치를 구매하면서 전체 스위치 포트 수에서 화이트박스 스위치가 차지하는 비율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시장조사기관인 HIS인포네틱스에 따르면 화이트박스 스위치가 전체 포트 수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014년의 12%에서 2019년에는 25%에 이를 전망이다. 기존 네트워킹 벤더들은 나머지 영역을 차지하기 위해 새로운 전략을 고민할 수밖에 없었고, 이러한 흐름 속에서 네트워크 분할(Disaggregation)이라는 새로운 개념이 떠오르게 됐다.

네트워크 분할
화이트박스 스위치가 급격하게 확산되고 나머지 시장은 축소되면서 기존 네트워킹 벤더들은 네트워크 운영 시스템과 스위치 관리 소프트웨어를 하드웨어로부터 분리하는 새로운 전략을 취하게 됐다. 2014년 델이 처음으로 이러한 분할 전략을 채택했고, 2015년 HPE와 주니퍼가 그 뒤를 따랐다.

기본적인 개념은 델 서버를 온라인에서 구매하는 상황과 매우 흡사하다. 온라인 구매 과정에서 고객은 서버에 윈도우와 리눅스 중에서 어떤 운영 시스템을 탑재할 것인지를 선택할 수 있다. 델의 오픈 네트워킹 스위치 하드웨어를 구매할 때에도 애플리케이션 요구사항이나 선호하는 네트워크 구성에 따라 고객이 소프트웨어를 선택할 수 있다. 델이 ‘OS 10’으로 명명한 포스텐 소프트웨어를 선택할 수도 있지만 빅스위치, 큐뮬러스, 플루리버스, 플렉시 등 써드파티 소프트웨어 벤더들이 제공하는 소프트웨어를 탑재할 수도 있는 것이다.

   

SDN과 네트워크 자동화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이 유례없는 규모의 네트워크 트래픽을 해결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개발한 소프트웨어는 전통적인 네트워킹 방식을 근본적으로 혁신하고 데이터센터 운영 효율성을 크게 높였다. 네트워크 장애 처리, 운영 관리, 민첩한 구성 전환 측면에서 기존 기업 네트워크와는 비교조차 되지 않는 수준의 혁신이 이뤄졌다. 단적인 예로 일반 기업에서 네트워크 관리자 한 명이 관리할 수 있는 스위치 숫자가 열 개 남짓으로 제한됐던 반면 페이스북에서는 네트워크 관리자 한 명이 평균 1000개의 스위치를 관리할 수 있다.

이는 기업 데이터센터에 서버 가상화가 도입되기 시작할 무렵 IT 조직들이 체험했던 효과 이상의 파급력이라는 점에서 소프트웨어 정의 네트워킹(SDN)이라는 개념이 주목받고 있다는 점은 놀랍지 않다. 페이스북이나 구글이 자체 개발로 보여준 네트워크 운영 효율성이 SDN 기술을 통해 일반 기업에도 적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스코나 VM웨어 같은 기존 벤더는 물론 빅스위치와 같은 혁신적인 스타트업들이 네트워크에 프로그래밍과 자동화 기능을 적용해 운영 효율의 극적인 향상을 가져오는 차세대 소프트웨어를 제공하고 있다.

가트너는 2018년에는 25%에 달하는 기업이 SDN으로 대표되는 새로운 분할형 데이터센터 네트워크 솔루션을 도입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현재의 5%에서 매년 급격한 성장이 이뤄질 것이라는 의미다.

네트워크 자동화와 비즈니스 대응 위한 민첩성
지금까지 살펴본 네트워킹 업계에 나타나고 있는 새로운 접근법들은 모두 동일한 목표를 지향하고 있다. 바로 비즈니스의 빠른 혁신과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프로그래밍과 자동화를 통해 네트워크 운영 효율성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대기업의 실제 운용망에서 네트워크 구성을 바꾸거나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을 올리기 위해 수개월이라는 작업 시간이 필요했다. 금융기업의 한 사업부에서 ATM 서비스의 매출을 높일 수 있는 혁신적인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성공하더라도 완성된 애플리케이션을 네트워크에 올리는 작업은 애플리케이션 개발보다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됐던 것이다.

서버 가상화가 정책 기반의 프로비저닝과 자동화된 마이그레이션을 통해 IT 부서의 민첩성을 크게 높였던 것처럼 SDN 솔루션을 통해 오픈스택과 VM웨어 가상화 환경에서 네트워크 자동화는 비즈니스의 빠른 변화에 대응하는 네트워크 운영 효율성과 민첩성을 가져올 수 있다.

   

VM웨어 환경에서의 네트워크 프로그래밍과 자동화
VM웨어는 명실상부한 서버 가상화의 선두주자로, 많은 기업들이 가상화 개념을 도입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고, NSX를 선보이면서 1000개 이상의 대형 고객을 네트워크 가상화의 길로 이끌고 있다. NSX를 위시한 소프트웨어 레이어로 물리적 스위치를 추상화해 네트워크 관리의 단순화와 중앙집중화를 꾀하는 접근은 SDN 중에서 네트워크 오버레이에 속한다. VM웨어는 자사 솔루션 스택 가운데 v센터나 v리얼라이즈 같은 부가적인 관리 툴을 이용해 정책 기반 프로비저닝과 네트워크 자동화 기능을 구현한다.

NSX라는 소프트웨어 레이어 아래에서도 물리적인 스위치는 필요하기 때문에 시스코, 아리스타 같은 기존 네트워킹 벤더나 빅스위치 등 SDN 패브릭 벤더, 베어메탈 네트워크 운영 시스템 스타트업인 큐뮬러스 등이 시스템 전체 구성을 위해 VM웨어와 협력 관계가 형성될 수 있다.

오픈스택과 네트워크 자동화
서버 가상화에서도 KVM, 젠, 하이퍼-V 등 기업이 선택할 수 있는 다른 솔루션들이 있다.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구현하기 위한 방안으로 VM웨어의 대안을 찾는 기업들은 오픈소스를 표방하는 클라우드 운영체제 오픈스택을 통한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킹 가상화 구현에 주목하고 있다.

오픈스택 파운데이션은 매년 두 차례 새로운 버전을 선보이는데, 데이터센터의 각 핵심 기술 영역을 중심으로 한 프로젝트들이 모여 오픈스택이라는 큰 틀을 구성한다. 오픈스택의 네트워킹 프로젝트는 현재 ‘뉴트론(Neutron)’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오픈스택을 이용하는 클라우드에서 네트워크의 프로그래밍과 자동화 기능을 구현하려면 관리 레이어인 뉴트론에 SDN 솔루션을 통합해야 한다. SDN 솔루션은 플러그인 형태로 뉴트론에 결합돼 중앙집중형 컨트롤러를 바탕으로 자동화와 정책 기반 네트워크 프로비저닝 기능을 제공한다.

SDN 솔루션과의 결합을 통해 뉴트론은 안정성 확보, 운영 복잡성 감소, 확장성 향상이라는 이점을 취할 수 있다. 서버 가상화가 서버 시장에 파괴적인 혁신을 가져온 시점부터 15년이 지난 현재 새로운 분할형 네트워크 모델인 SDN으로 상징되는 새로운 아키텍처는 네트워크의 프로그래밍 기능과 자동화 수준을 새로운 차원으로 진화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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