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유료 OTT 무덤?…속단은 이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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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유료 OTT 무덤?…속단은 이르다”
  • 강석오 기자
  • 승인 2017.03.30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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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영향력 감소·VOD 매출 증가…OTT 플랫폼, 오리지널 콘텐츠 경쟁 본격화

유튜브의 유료버전인 유튜브 레드(Youtube Red)가 올해부터 서비스를 시작했다. 월 7900원(부가세 별도)의 이용료를 지불하면 광고 없이 동영상을 볼 수 있고, 콘텐츠 다운로드, 음악감상, 오리지널 콘텐츠 등의 서비스가 제공된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무료 콘텐츠에 익숙한 한국 소비자들을 공략할 수 있겠냐는 것이다.

게다가 2016년 한국에 상륙한 넷플릭스도 당초 예상보다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넷플릭스가 1년 동안 확보한 유료가입자는 6만~8만명 수준. 출시 당시 국내의 다른 미디어 사업자들을 긴장시켰던 것을 생각해보면 다소 김이 빠지는 결과다.

국내 OTT, 여전히 무료 서비스가 강세
현재 국내에서 서비스되는 OTT플랫폼은 대부분 무료 콘텐츠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 유튜브, 페이스북, 네이버TV캐스트 등 무료 플랫폼 이용이 압도적이다. 방송통신위원회의에 따르면 OTT플랫폼 이용자 중 유료 서비스를 한번이라도 이용해본 경우는 고작 4.7%에 그쳤다(2016 방송시장경쟁상황평가).

매출 또한 아직 미미하다. 2015년 국내 OTT의 월정액 매출(626억원)과 유료 콘텐츠 매출(445억원)은 유료방송 수신료매출(2조7885억원)의 3.8%에 불과했다. 반면 해당년도 광고매출은 1352억원으로 총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해 수익 구조상 OTT가 유료방송 산업에 큰 영향을 준다고 보긴 어려운 상황이다.

그 원인으로 미디어 콘텐츠의 소비 문화가 아직 정착 단계에 있고 무료 콘텐츠가 다양하다는 것이 지배적인 의견이다. 현재 국내에서 강세를 보이는 플랫폼들도 무료 전략을 펼치고 있다. 티빙은 올해부터 실시간 채널을 무료로 전환해 신규회원 40만명을 늘렸고, 옥수수와 올레tv모바일도 영화, 예능, 뮤직비디오 등 무료 콘텐츠를 확장 중이다. 비디오포털은 작년부터 ‘데이터도 무료관’을 선보여 데이터까지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국내 유료방송 이용료가 저렴한 것도 유료 OTT 부진의 요인으로 꼽힌다. 미국의 유료방송 가격이 월 10만원 수준인 것과 달리 한국은 IPTV를 월 1만원 대에도 이용이 가능하다. OTT 플랫폼의 월정액 서비스가 조금 더 저렴하긴 하나, IPTV가 이용자들에게 친숙하고 VOD의 종류와 수량도 방대하다는 점에서 OTT가 이를 대체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코드 쉐이빙’ 노릴 수 있을까
하지만 한국이 유료 OTT의 무덤이라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 시간과 장소에 제약 받지 않고 능동적으로 동영상 콘텐츠를 소비하는 이용자들이 늘어나면서 유료 VOD 매출도 증가세에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유로방송 플랫폼의 VOD 매출액은 6380억으로 2015년 대비 12.4%가 증가했다. 전체 유료방송 수신료 매출에서 VOD가 차지하는 비중도 꾸준히 늘고 있는 중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유료 VOD 이용자들의 55.8%가 OTT플랫폼을 동시에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OTT 플랫폼을 동시 이용하는 이유로는 ‘이동시 또는 실외에서 이용하기 위해’, ‘무료 또는 저렴한 가격에 사용할 수 있어서’ 등이 있었다. OTT가 유료방송을 대체하는 이른바 코드 커팅(Cord Cutting)보다는 이용자가 저렴한 유료방송으로 가입 상품을 변경하고 OTT를 서비스를 병행하는 코드 쉐이빙(Cord Shaving)을 노릴 수 있는 대목이다.

여기에 넷플릭스의 국내 진출 이후 메기효과로 기존 사업자들이 서비스 강화에 나섰으며 이용자들도 유료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또한 무료 콘텐츠의 광고에 피로감을 느끼는 이용자가 늘고 있는 것도 유료 서비스에겐 청신호라 할 수 있다. 그 외에도 4600만에 달하는 LTE 가입자와 5G의 도래, 창작자 중심의 시장구조 개선, 콘텐츠 이용행태 변화 등 많은 변수가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유료 OTT 시장의 성장을 점쳐볼 수 있다.

플랫폼 경쟁력, 오리지널 콘텐츠로 높인다
시장 변화에 대비해 각 플랫폼들은 가입자를 확보할 수 있도록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특히 ‘믿고 보는’ 플랫폼으로 거듭나기 위한 오리지널 콘텐츠 개발에 주력하는 중이다.

작년에 저조한 성적을 거뒀던 넷플릭스는 봉준호 감독의 신작 ‘옥차’를 비롯해 김은희 작가가 집필한 조선판 좀비물 ‘킹덤’, 천계영 작가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좋아하면 울리는’ 등 한국형 콘텐츠를 제작해 재기를 노린다.

그리고 유튜브 레드는 ‘하이퍼링크드(Hyperlinked)’, ‘댄TDM이 큰 소동을 일으켰다(DanTDM Creates A Big Scene)’ 등 키즈 콘텐츠를 서비스하고 있으며 앞으로 가족용 콘텐츠를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YG엔터테인먼트과 협력해 빅뱅과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할 예정에 있다.

국내 플랫폼은 옥수수가 ‘김수용의 구경’, ‘옥수리오형제’, ‘아이돌 인턴왕’ 등 오리지널 예능 콘텐츠에 강세를 보이고 있다. 10분 내외의 짧은 영상으로 모바일에서 보기 쉬우며, 기존 방송보다 실험적인 포맷을 도입해 신선하다는 평이다.

티빙은 CJ E&M의 인기 예능 프로그램을 스핀오프 형식으로 제작한 ‘무모한 지숙은 오늘 뭐 먹지’, ‘오프더코빅’을 서비스하면서 방송과 온라인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

윈벤션은 웹무비 ‘눈을 감다’를 제작해 올 봄 공개를 앞두고 있다. 영화는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스릴러물로 B1A4의 바로가 주연을 맡아 화제가 됐다. 그 외에도 윈벤션은 미니드라마 ‘러브스틱’을 서비스 중이며, 뷰티, 음악, 요리 등의 다양한 PCC를 제작하는 등 오리지널 콘텐츠의 범위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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