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을 현실로…시뮬레이션으로 만들어가는 세상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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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을 현실로…시뮬레이션으로 만들어가는 세상 (2)
  • 윤현기 기자
  • 승인 2017.11.23 08: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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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차 낮아지는 시뮬레이션 문턱……복잡한 시스템 엔지니어링·개발 지원

앤시스는 엔지니어링 시뮬레이션의 속도와 사용 편의성을 개선한 앤시스 디스커버리 라이브(ANSYS Discovery Live) 솔루션을 출시, 시뮬레이션 솔루션 대중화에 나서고 있다.

기존 엔지니어링 시뮬레이션 솔루션들은 디지털 프로토타입을 설정해 실행·분석하는데 적게는 며칠에서 길게는 몇 달까지 걸렸지만, 디스커버리 라이브는 모든 엔지니어가 설계 변경에 따른 결과를 즉시 검토할 수 있도록 돕는다. 따라서 사용자는 변경 사항의 영향을 즉시 디지털로 탐색해 더욱 빠르고 정확하게 제품을 제작할 수 있다.

또한 직관적인 사용 환경 제공 및 사용자 편의성을 개선함으로써 시뮬레이션에 대한 장벽을 낮춰 비전문가를 포함한 모든 엔지니어가 시뮬레이션의 이점을 누릴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특히 앤시스는 ‘퍼베이시브 엔지니어링 시뮬레이션(Pervasive Engineering Simulation)’을 통해 제품 초기 설계부터 최종 검증 단계까지 엔지니어가 손쉽게 시뮬레이션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는 제품의 오차 범위를 최소화하고, 재설계의 필요성 또한 큰 폭으로 줄어들기 때문에 제품 개발 비용 절감 및 개발 기간 단축에 매우 효과적이다.

다쏘시스템은 최근 3D 설계 및 엔지니어링 솔루션 ‘솔리드웍스 2018’을 출시, 기업 규모와 관계없이 부품 및 제품 생산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을 제공하면서 혁신적 아이디어가 보다 신속하게 상품화 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특히 솔리드웍스 2018의 신제품 중 하나인 솔리드웍스 캠은 솔리드웍스와 완벽하게 통합돼 설계와 동시에 제조 가능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솔리드웍스 캠은 솔리드웍스에서 설계한 데이터를 자동 인식해 기계 가공 정보를 신속하게 생성할 수 있으며, 설계 데이터의 수정 시 자동으로 기계 가공 정보도 업데이트 해준다.

복잡한 시스템 엔지니어링·개발 지원

지멘스PLM소프트웨어는 기업들이 직면하고 있는 복잡한 제품 엔지니어링 과제를 해결하도록 지원하는 강력한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 및 테스트 솔루션으로 구성된 심센터(Simcenter) 포트폴리오를 새롭게 출시했다.

심센터는 인텔리전트 리포팅과 데이터 분석 역량을 결합한 시뮬레이션 및 물리적 테스트 솔루션으로, 제품 개발과정의 모든 단계에서 좀 더 정확하게 제품 성능을 예측하는 디지털 트윈을 생성하도록 지원한다. 그 결과 엔니지어링 부서에서는 보다 적은 비용으로 보다 빠르게 혁신적인 제품을 선보일 수 있게 됐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제품성능 검증을 위한 현행 엔지니어링 방식은 이제 디지털화와 시스템 중심의 제품 개발(systems-driven product development)을 지원하도록 좀 더 예측적인 역할로 진화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심센터는 이러한 과제를 해결하고, 지멘스의 예측 엔지니어링 분석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시뮬레이션과 테스트의 여러 기술들을 결합해 개발됐다. 통합된 기술에는 전산 고체 역학(CSM), 유한 요소 해석(FEA), 전산 유체 역학(CFD), 다물체 동역학, 컨트롤, 물리적 테스트, 시각화, 다분야 통합 설계, 데이터 분석학 등이 포함된다. 이 기술들은 복잡한 시스템의 엔지니어링과 개발을 지원한다.

또한 심센터 내의 애플리케이션들은 고정밀 센서 기반의 데이터와 물리 기반 시뮬레이션을 통합함으로써 산업용 사물인터넷(IIoT)에 적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기업들은 제품의 디지털 트윈을 생성 및 관리할 수 있고, 실제 물리적 제품과 동기화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향상된 컴퓨팅 파워, 시뮬레이션 활용 촉진

시뮬레이션이 점차 제조 전 과정에서 사용될 수 있게 된 것은 쉬워진 사용성과 강력한 해석 능력 때문이기도 하지만, 컴퓨팅 파워가 발전하지 못했으면 지금과 같은 시뮬레이션을 할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컴퓨터가 시뮬레이션에 본격적으로 활용되기 이전에는 사람이 수작업으로 통계 등의 수학 계산을 해야 했다. 그러나 고차원의 방정식 등을 풀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랐고, 계산 실수로 인한 오류(Human Error)가 발생하는 경우도 부지기수였다. 잘못된 계산은 치명적인 결과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그러나 컴퓨터가 개발되고 요구사항들을 컴퓨터로 이식하기 위한 코딩 기술과 모델링 기술 등이 발전하면서 시뮬레이션 활용에도 큰 변화가 생겨났다. 사람의 계산만으로는 할 수 없었던 것들도 구현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또한 구조 해석이나 유동 해석 등이 맞물려지는(Meshing) 기술들도 발전했으며, 서로 다른 요소들이 상호작용하는 멀티 피직스 환경이 되면서 점차 시뮬레이션 할 수 있는 영역들도 늘어나고 있다.

▲ 많은 시뮬레이션을 거쳐 우주 탐사선 큐리오시티가 화성에 무사히 도착했다.

이제 시뮬레이션은 제품이 잘 만들어졌는지를 검증하는 단계를 넘어 점차 정확도를 높여가는 방향으로 성장·개선해 나가고 있으며, 예측 검증도 가능한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모델링 된 디지털 트윈을 시뮬레이션 하며 실제 자산의 수명주기를 예측하고, 이상이 발생하기 전에 미리 유지보수를 진행하는 것도 가능하다.

실제로 원거리에 위치한 시설 등의 유지보수를 위해서 시뮬레이션이 활용되고 있다.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활용해 수집한 데이터들과 접목시켜 시뮬레이션을 진행하면서 향후 예상되는 고장 시점을 미리 확인해보는 것이다. 그 결과를 토대로 고장이 발생할 시점보다 앞서 유지보수를 진행할 수 있으며, 이는 생산성 향상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

때문에 유지보수 확인을 위해 일일이 시설이 위치한 현장을 찾아갈 필요가 없으며, 사전 정비를 통해 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하는 것도 예방할 수 있다. 이는 점차 확산되고 있는 인공지능(AI)과도 접목돼 발전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업계에서도 많은 연구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인류 난제 해결에 앞장

시뮬레이션을 활용한 예측 검증도 가능해지면서 우리 사회 전반에 산적해 있는 다양한 현안들을 처리하기 위한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큐리오시티’ 프로젝트가 손꼽힌다.

큐리오시티는 미 항공우주국(NASA)이 화성에 도착시킨 우주 탐사선이다. 2011년 11월에 지구를 떠나 우주에서 약 5억6300만KM라는 엄청난 거리를 항해한 끝에 2012년 8월에 무사히 화성에 안착했다. 이후 인류의 연구를 위해 화성에서 자료를 수집하고 지구로 송신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전에도 화성에 도착했던 탐사선들은 존재했지만, 어떤 상황에 처할지 알 수 없는 먼 여정에서 한 번에 정확하게 도착할 수 있었던 것은 시뮬레이션의 힘이 컸다. NASA는 큐리오시티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한 번의 시도로 성과를 달성해야 했기에 수많은 시뮬레이션을 진행하면서 성공 확률을 높이는데 주력했다.

컴퓨터를 비롯한 다양한 기계 장치와 센서가 조합돼 복잡한 구조를 가진 탐사선을 예측 불가능한 환경에서도 무사히 안착시켜 임무를 수행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초기 설계부터 항해 경로까지 모든 과정을 시뮬레이션하며 테스트를 진행해야 했다. NASA는 미세한 수치 조정 등을 지속하며 최적의 결과물을 도출해냈지만 예상 성공률은 65%에 불과했다. 그러나 프로젝트는 성공했고, 이는 수많은 시뮬레이션의 결과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큐리오시티 사례는 시뮬레이션의 중요성을 단적으로 나타낸다. 특히 실패했던 사례들의 대부분이 충분한 검증 과정을 거치지 않고 진행하다 발생한 경우가 대부분이기에 안타까울 수밖에 없다.

지난 1985년 프랑스에서 발사된 인공위성은 궤도에 진입하기도 전에 추락해버렸다. 이를 위해 투입됐던 5000억원 이상의 개발 비용과 시간이 한 순간에 물거품으로 변해버렸다. 이후 인공위성 발사 실패 이유는 오버플로우로 인한 시스템 오작동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는데, 이는 사전에 충분히 검증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했던 참사였다. 이후 시뮬레이션이 점차 강화됐으며, 모델 기반 설계 방식도 등장하게 됐다.

챌린저 우주왕복선 사고도 충분한 검증이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에 발생했다. 당시 민간인을 포함해 7명의 승무원 목숨을 앗아갔던 사고의 원인은 온도 저하에 따른 고무링 부품의 기능 마비에 있었다. 위험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관련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발사를 강행했었기에 인재(人災) 논란이 있기도 했다. 그러나 사전에 충분히 검증이 이뤄졌다면 막을 수 있었을 사고였다.

이처럼 실패를 교훈 삼아 시뮬레이션은 한층 더 강화되고 있다. 이에 우주·항공, 국방, 해양, 에너지, 건설, 농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시뮬레이션이 활용되며 그동안 인류의 힘만으로 풀 수 없었던 난제들을 해결하려 하고 있다.

산림생태 교란 감지 위한 조기 경보 시스템 개발

NASA는 산림 생태 교란 요소들을 신속하게 탐지하기 위해 영상 분석에 기반한 환경 모니터링 및 평가 툴을 개발해야 했다. 이를 위성에서 수집된 영상과 함께 활용해 산림 생태계를 위협할 수 있는 곤충, 가뭄, 태풍 및 산불 등의 요소들을 거의 실시간으로 발견하고자 했다.

이에 NASA는 매스웍스의 매트랩을 활용해 ForWarn 시스템을 개발, 다중 스펙트럼 이미지를 처리해 시계열 데이터베이스라인을 구축하고, 처리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낮의 시간 및 기타 생물학적 지표에 따른 식물 성장의 정도(greenness magnitude) 등을 계산해 지역적으로 산림의 생태교란을 탐지하는데 도움을 얻을 수 있게 됐다.

수백 줄의 C코드를 생성하고 디버깅하는 대신, 매트랩의 신호처리와 이미지 프로세싱(Signal and Image Processing) 알고리즘을 통해 다중의 파라미터 값을 테스트함으로써 새로운 아이디어를 구현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단 몇 분 또는 몇 시간으로 절감시킬 수 있었다.

또한 다차원의 데이터를 처리하는데 최적화 된 매트랩을 통해 영상 이미지를 분석하는 시간을 대폭 줄이며, 매트랩을 통해 개발한 알고리즘 및 모듈을 전문가, 학생 및 관리자들로 구성된 사용자 커뮤니티에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상상을 현실로 … 컴퓨팅적 사고 필요

시뮬레이션의 적용 범위는 점점 넓어지고 있다. 단순히 제품 개발뿐만 아니라 인류가 가진 난제 해결 등 다방면에서 활용되고 있다. 많은 시간과 비용을 필요로 하고 위험할 수도 있는 과정을 빠르고 쉽게 해볼 수 있게 되면서 상상으로만 존재했던 부분들을 현실화시키는데 일조하고 있다. 이는 컴퓨팅 파워가 발전하면서 CAE(Computer Aided Engineering)가 가능해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되면서 이러한 시뮬레이션 역량은 더욱 많은 곳에서 필요로 하고 있다. 완성된 제품 검증에만 활용되던 시뮬레이션이 이제는 기획이나 설계 단계부터 사용되고 있다. 또한 특정 제품 하나만 놓고 보는 것이 아니라 같은 제품별 또는 지역별 등 전체적인 경향을 시뮬레이션하고 결정을 내려야 하는 필요성도 늘어나고 있다.

홍정호 지멘스인더스트리소프트웨어 상무는 “이제 시뮬레이션은 단순히 하나의 제품 검증에만 그치지 않는다. 같은 제품이라도 지역별로 또는 인종별로 검증되는 부분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클라우드나 클러스터를 활용해 전체 경향을 확인하는 것도 가능하다. AI와 연동시키면 의사결정 최적화도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제품과 시스템이 복잡해지면서 시뮬레이션도 다양한 요소들을 연동시켜 테스트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그렇기에 복잡성을 잘 이해할 수 있는 인재들이 요구되고 있다. 개발자도 프로그램 개발만이 아니라 모델링과 시뮬레이션 감각을 높일 필요가 있게 됐다.

현장에서는 실무적인 능력을 갖춘 사람들을 원하고 있다. 특히 시뮬레이션 자체가 통계나 프로그래밍을 넘어 시뮬레이션을 위한 도메인 분야의 지식까지 필요로 하고 있다.

김영우 매스웍스코리아 전무는 “과거에는 수학적인 연산을 토대로 문제를 풀었기에 정확하고 빠른 계산 능력이 중시됐지만, 이제는 그 자체를 모델화하고 시뮬레이션을 통해 검증하는 엔지니어링 콘셉트를 빠르게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시대가 변하고 있는 만큼 컴퓨터를 이용해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할 수 있는 컴퓨팅적 사고를 길러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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