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달쏭한 인간관계, 데이터로 분석해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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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쏭달쏭한 인간관계, 데이터로 분석해 알려준다”
  • 윤현기 기자
  • 승인 2017.12.04 13: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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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윤 스캐터랩 CEO, 스스로 문제 정의하고 해결하는 능력 강조…위험 회피 방안도 고려해야

[스타트업스토리] 인간의 행복을 결정하는 요소는 무엇일까? 이 같은 질문에 대해 많은 사람들은 저마다의 대답을 내놓는다. 어떤 이는 ‘돈’이라 답할 수 있으며, 또 다른 어떤 이는 ‘사랑’이라고 답할 수도 있다. 이처럼 다양해 보이는 행복의 조건들 중에서도 김종윤 스캐터랩 CEO는 ‘관계’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그의 대답을 뒷받침하듯이 우리는 직접적인 만남뿐만 아니라 SNS 등을 이용해 끊임없이 누군가와 관계를 맺고 있다. 하지만 정작 그 관계가 일방적인지, 아니면 상호적인지는 알기가 어렵다. 스캐터랩은 이처럼 알기 어려운 인간관계를 데이터 분석을 통해 알려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김종윤 스캐터랩 CEO를 만나 이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 배경과 사업 과정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 김종윤 스캐터랩 CEO

“이 사람이 저를 좋아하는 걸까요?”

우리는 주변인에게서 또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곧잘 이런 질문과 마주할 수 있다. 보통 이런 질문에는 SNS 메신저 대화 내용 등이 따라오기 때문에 어떤 주제로 무슨 대화가 오갔는지, 그 시간 간격은 어느 정도인지 확인할 수 있다. 사람들은 이를 토대로 두 사람이 어떻게 진행될지 등에 대해 유추하곤 한다.

하지만 왜 이런 것들이 궁금할까? 김종윤 스캐터랩 CEO는 “인간의 삶에 있어서 행복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관계’이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에 대해 누구 하나 속 시원하게 대답해줄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 스캐터랩은 이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졌다.

지난 2011년 김종윤 CEO가 만든 스타트업 스캐터랩은 6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새로운 서비스를 기획하며 만들어 나가고 있다. 현재 스캐터랩이 제공하고 있는 주요 서비스인 ‘연애의 과학’은 스캐터랩이 내놓은 세 번째 서비스다. 메신저 대화 내용을 분석해 상대방의 감정 상태를 알려준다. 특히 연애는 10대 후반부터 30대 초반까지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주제인 만큼 이용자 수도 높은 편이다.
 

더 좋은 ‘관계’ 위한 콘텐츠 제공

인간의 삶에서 행복을 결정하는 요인은 김종윤 CEO가 꼽는 ‘관계’ 외에도 ‘돈’, ‘사랑’ 등 다양하게 나타난다. 그러나 ‘돈’에 대한 콘텐츠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찾을 수 있지만, ‘관계’에 대한 콘텐츠는 찾기 어렵다는 것이 김종윤 CEO의 설명이다.

“지금까지는 특정인의 경험담이나 일반론적인 이야기 등 신빙성이 높지 않은 콘텐츠들만 존재해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심리학 분야에는 관계에 대한 의미 있는 많은 연구 결과들이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2008년 출간된 논문인 ‘로맨틱 레드’에서는 어떤 색(色)이 여성에 대한 남성의 호감도를 높여주는지에 대한 연구 결과가 실려 있습니다. 이를 토대로 소개팅에 나가는 여성에게 어떤 색상의 옷을 입고 나가면 좋을지 추천해줄 수 있습니다.”

스캐터랩의 ‘연애의 과학’ 서비스는 이용자가 메신저 대화 내용 등을 입력했을 때 상대방이 얼마나 자신을 좋아하는지, 혹은 헤어질 확률이 어느 정도인지 등을 분석해 알려준다. 이른바 더 좋은 관계를 맺고 유지해 나갈 수 있도록 조언해주는 역할이다. 다양한 해외 심리학 논문들에 실린 연구 결과들을 토대로 채팅 분석 기술을 통해 입력된 메시지를 분석하고, 이용자가 겪고 있는 관계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축적된 데이터 기반 사업 전개

스캐터랩은 서비스 이용자들이 자발적으로 동의해 제공한 메시지들을 축적하며 그야말로 빅데이터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이를 ‘연애의 과학’ 서비스를 위한 분석에 활용하면서도 신규 인공지능(AI) 서비스인 ‘핑퐁’을 준비하는데도 투입하고 있다. 핑퐁은 일상대화가 가능한 AI로, 친구처럼 캐주얼한 대화를 나누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핑퐁은 이용자의 감정을 보살펴주는 역할을 하도록 개발됐다. 만약 이용자가 “피곤하다”고 할 경우 “주무세요”와 같은 응답을, “씻고 싶지 않다”고 할 경우 “그래도 깨끗이 씻어야죠”와 같은 응답을 한다.

스캐터랩은 핑퐁이 현존하는 AI 서비스 중 가장 뛰어난 성능을 보인다고 자부했다. 일상 대화영역은 객관적인 지표로 판단하기 어렵지만, 다양한 주제와 다양한 문맥(질문, 부탁, 넋두리 등)의 쿼리 테스트 셋을 살펴보면 얼마나 적절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으며, 시중 제품들이 높아봐야 20%에 불과한 반면 핑퐁은 80% 이상 대답 성공률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지금까지 출시된 많은 AI들이 특정 행동을 수행하기 위한 명령어 기반이 대부분이지만, 핑퐁은 연애의 과학과 여러 서비스들을 통해 실제 사람들이 나눴던 일상대화 데이터들이 축적된 결과물입니다. 수·발신 메시지만 30억 건이며, 일본어 라인 데이터도 500만 쌍이 포함돼 있습니다. 이를 토대로 AI가 친근한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했습니다.”

향후 스캐터랩은 관계 분석 서비스를 위해 영상 등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도 만들어 낼 계획이며, AI 서비스는 일상 대화 능력을 높여 인간화시킨 제품을 출시하겠다는 각오다.

스스로 문제 정의하고 해결하는 능력 요구

대학생 시절 친구들과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는 것을 즐겼던 김종윤 CEO는 관심 있는 친구들에게는 한층 정성들여 문자 메시지를 보내고, 그러지 않은 친구들에게는 대강 문자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처럼 문자 메시지에도 사람의 감정이 실린다는 것을 확인한 그는 문자 메시지를 토대로 상대방의 호감도를 알아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학내 프로젝트에 돌입, 스타트업에까지 이르게 됐다.

비록 처음부터 창업에 뛰어들고자 했던 것이 아니었기에 말 그대로 맨몸부터 시작했지만 관심이 있었던 분야였던 만큼 해야 할 일이 명확했으며, 그렇기에 어려움이 찾아왔을 때도 버틸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스캐터랩은 처음 4명이 모여 시작했지만, 사업 모델이 정해지고 규모가 확대되면서 더 많은 인력들을 필요로 했다. 스타트업은 정해진 틀에 맞춰 운영되는 기업이 아니며, 때로는 모험적이면서도 불안정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김종윤 CEO는 ‘스스로 문제를 정의하고 풀어나가는 능력’을 보유한 사람들을 우대했다고 한다.

위험 회피 방안 고려해야

세간에 알려진 것처럼 스타트업은 고수익 고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위험을 회피(Risk Hedge)할 수 있는 방안이 있으면 고수익만 얻게 된다는 장점도 있다. 김종윤 CEO는 위험을 회피할 수 있는 방안으로 잃을 것이 없으면 된다는 것과 잃더라도 타격을 입지 않을 정도로 넉넉하면 된다고 설명한다. 이는 꼭 자금적인 부분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스타트업은 빠르게 결정을 내리고 과감해야 하는 경우가 많지만, 위험을 지우지 못하면 고민할 것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더 많은 분들이 스타트업과 창업에 뛰어들었으면 합니다. 현재 스타트업을 하기 위한 환경도 좋아지고 있으며, 취업 대비 뒤처지는 옵션도 결코 아닙니다. 다양하고 좋은 기업들이 등장해 성장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바람직한 사회 구조를 만들어 나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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