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움직이는 ‘워크스테이션’, 진화는 계속된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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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움직이는 ‘워크스테이션’, 진화는 계속된다 (2)
  • 윤현기 기자
  • 승인 2018.02.16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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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하는 시장, 선점 위해 업계 각축…글로벌 기업 강세 속 국산 브랜드 기지개

FMI 보고서에 의하면 전 세계 워크스테이션 시장의 수요는 2026년까지 연평균 9.8%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워크스테이션 업계는 새로운 수익 경로를 창출하고자 엔지니어링 분야를 넘어 디지털 콘텐츠 제작 분야로 애플리케이션을 다양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모바일 워크스테이션 부문은 2016년 글로벌 시장에서 23.7%의 매출을 올렸으며, 예측 기간 동안 5.9%의 연평균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해당 제품군은 교체 주기가 3년 이상으로 꽤 긴 편이기에 디지털 콘텐츠 제작,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금융, 석유 및 가스 탐사 활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속적인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처럼 컴퓨팅 파워의 향상과 전문가들이 활동하는 범위가 넓어짐에 따라 해당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워크스테이션 업계의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현재 시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주요 워크스테이션 제조사들은 델(Dell), HP, 레노버(Lenovo) 등이 있으며, 그 외 기업들은 그리 많은 시장점유율을 보유하고 있지 못한 상황이다.

이들 중 델과 HP가 전체 워크스테이션 시장의 약 80% 가까이를 장악하고 있다. 만약 델 또는 HP가 40% 이상의 점유율을 보유하게 되면 그 해 시장점유율 1위를 달성하는 수준이다. 양사는 서버, PC 시장에 이어 워크스테이션 시장에서까지 물고 물리는 경쟁을 지속하고 있다.

레노버는 지난해 고성능 워크스테이션 씽크스테이션 P720과 P920 모델을 출시, 점차 커져가는 워크스테이션 시장 수요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뿐만 아니라 범용적으로 이용될 수 있는 메인스트림급 워크스테이션 P520 모델 판매에도 주력하고 있다.

씽크스테이션 P720은 토목 및 건축, 엔터테인먼트, 금융, 의료 업계 등 높은 성능을 요구하는 분야에 최적화된 전문가용 워크스테이션으로 듀얼 인텔 제온 프로세서와 최대 2개의 앤비디아 쿼드로 GP100 또는 P6000을 제공한다. 베이당 최대 2개의 드라이브를 탑재하는 플렉스 트레이(Flex Tray)를 이용해 최대 12개의 드라이브와 초고속 메모리로 필요한 성능에 맞춰 시스템을 구성할 수 있다.

씽크스테이션 P520은 사용자의 요구에 맞춰 구성되는 다목적 워크스테이션이다. 최신 고성능 인텔 제온 W 시리즈 프로세서와 최대 2개의 앤비디아 쿼드로 P6000 그래픽 및 최대 256GB DDR4 메모리를 제공한다. 요구되는 수준의 파워, 성능 및 유용성에 맞춰 사용자의 요구에 맞는 P520을 구성할 수 있다.

마케팅 포인트 넓혀 인지도 제고 도모

레노버는 자사 워크스테이션만의 강점으로 성능과 안정성, 확장성을 강조한다. ‘레노버 퍼포먼트 튜너(LPT)’는 애플리케이션에 따라 최적의 세팅을 자동으로 설정해주며, 이를 이용할 경우 38%에 이르는 성능 향상을 끌어낸다.

또한 최대 92% 효율의 전력공급장치, 3채널 쿨링 시스템, 에어플로우 극대화 설계 등을 통해 PC와는 확연히 차별화되는 안정성을 제공한다. 레노버의 모바일 워크스테이션인 씽크스테이션P의 경우 11가지 항목의 밀리터리 스탠다드 테스트를 통과, 높은 안정성을 입증했다.

더불어 레노버는 확장성을 극대화한 제품 전략을 펼치고 있다. SSD와 HDD 확장을 위한 레노버 플렉스 드라이브는 타사 대비 최대 2배 가까운 스토리지 디바이스를 연결할 수 있게 한다. 이를 통해 SSD는 일반 PCIe 슬롯을 차지하지 않고도 확장할 수 있으며 HDD는 14개까지도 장착할 수 있다.

이러한 혁신을 가능케 하기 위해 레노버는 워크스테이션 시장의 기회를 포착하는 동시에 고객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장비 개발 및 보안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 레노버는 워크스테이션 관련 인력을 30% 가까이 충원하였으며, 여기에는 R&D 인력 충원이 가장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아직 상대적으로 고객 인지도가 낮은 한국 시장의 경우는 기업고객이 혁신을 체험할 수 있도록 ‘트라이&바이’ 프로그램을 펼치고 있다. 이는 고객이 직접 관심 있는 제품을 선택해 무료로 체험하게 함으로써 레노버 시스템 성능을 고객의 직접 경험을 통해 평가하기 위함이다.

이와 함께 고객의 업무와 관련한 다운타임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선제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고객사별 프리미어 서포트 등을 출시, 제공함으로써 고객 만족도를 극대화하고 업무손실을 최소화하는데 많은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 HP가 신규 시장 공략을 위해 출시한 워크스테이션 제품들

전문가용 신규 마켓 창출 주력

델과 함께 워크스테이션 업계 양강을 이루고 있는 HP는 전문가용 신규 시장 창출을 위해 주력할 계획이다. 공간 활용성을 높인 미니 워크스테이션과 이동성 및 활용성을 높인 착탈식 워크스테이션 등을 차례로 선보여온 HP는 지난해 주력 데스크톱형 워크스테이션 ‘Z 시리즈’의 강화와 더불어 VR 개발 경험을 강조한 웨어러블 VR PC 등을 출시하며 한층 워크스테이션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HP는 PC 시장이 지속적으로 감소할 것이라는 세간의 우려를 뒤로 하고 전통적인 PC 시장 외 다른 영역 개척에 주력하고 있다. 워크스테이션 역시 그 중 하나이며, 지속적인 신제품 출시와 기술 개발을 통해 개발자와 크리에이터 등 전문가 시장으로의 영역을 넓혀간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말 HP가 공개한 Z시리즈 데스크톱 워크스테이션은 Z8, Z6, Z4 3종으로 출시됐으며, VR, 머신 러닝, 고급 디자인 등 최근 급성장하는 분야를 지원하는 제품들이다. 표준형 듀얼 1GbE 포트와 선택형 썬더볼트3를 내장해 빠른 작업을 위한 고대역폭 데이터 전송이 가능하며, 엔비디아 쿼드로 그래픽카드를 탑재해 고사양을 요구하는 그래픽 작업에도 무리가 없다.

또한 HP ZBook x2는 키보드 착탈식 모바일 워크스테이션으로 업무 생산성 향상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노트북 ▲도킹 상태 ▲태블릿 등 다양한 모드를 지원해 이동성을 높였으며, 4096단계 압력 감도를 인식하는 와콤 펜이 함께 제공된다. 8세대 쿼드코어 인텔 코어 프로세서와 엔비디아 쿼드로 그래픽카드를 탑재해 태블릿에서도 최상의 그래픽 성능을 제공하며, 어도비 CS 사용자 지원을 위해 사전 매니저 등도 설정됐다. 이를 토대로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제품 개발&디자인, 건축 설계 작업 등을 하는 사람들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HP Z VR 백팩은 가볍고 인체공학적인 디자인과 교체 가능한 배터리로 연결선에 구애받지 않는 자유와 강력한 몰입감을 제공한다. 웨어러블 VR PC 최초로 엔비디아 쿼드로 P5200 그래픽을 장착했으며, 멀미 증상을 방지하고자 초당 90프레임(왼쪽 45프레임, 오른쪽 45프레임)이 유지될 수 있는 성능을 제공한다. 특히 도킹이 가능해 캐드 워크스테이션에서 작업한 결과물을 VR 기기에 다시 옮기고 할 필요 없이 하나의 기기에서 수정 작업과 포팅도 가능하다.

폭넓은 엔드 투 엔드 포트폴리오와 독자적인 옵션 강조

지난해 워크스테이션 브랜드 프리시전(Precision) 브랜드 출시 20주년을 맞이한 델은 타사가 제공할 수 없는 폭넓은 엔드 투 엔드 포트폴리오와 자사만이 제공 가능한 다양한 옵션을 통해 기존 워크스테이션 사업의 영향력을 더욱 굳혀나갈 계획이다. 모바일형과 데스크톱형에 이어 랙형 제품까지 제공하는 델의 강점은 워크스테이션 섀시 구조에 있다. 특히 도구가 필요 없는 설계와 공기 순환에 최적화된 내부 구조로 관리 편의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제공한다.

여기에 모듈형으로 설계된 부품 구성은 케이스를 열지 않더라도 스토리지나 파워 등을 추가하고 교체할 수 있어 뛰어난 고객 경험을 제공한다.

델은 지난해 신규 모델을 출시하면서 많은 스토리지 용량을 확보할 수 있는 것에도 신경을 썼다. 4K 영상 이용의 확대와 차후 등장할 8K 영상 등은 이전 FHD 영상 대비 몇 배나 많은 스토리지 용량을 필요로 한다. 그렇기에 하이엔드 제품인 프리시전 7920 제품의 경우 최대 10개의 3.5인치 드라이브를 설치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워크스테이션용으로 공급되는 HDD의 단일 최대 용량이 8TB인 것을 감안하면 하나의 워크스테이션에서 최대 80TB의 가용성을 얻을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별도 외장 스토리지를 연결할 필요 없이 워크스테이션만으로도 충분한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또한 스토리지에 저장된 대용량 작업물을 USB나 외장 스토리지를 통해 복사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을 방지하고자 워크스테이션 전면부에서 손쉽게 스토리지를 탈부착해 이동시킬 수 있도록 함으로써 좀 더 빠른 데이터 공유도 가능하도록 했다.

아울러 전원 공급장치도 케이스를 열고 탈부착하는 방식이 아닌, 후면에서 별도 도구 없이 손쉽게 탈부착이 가능한 모듈형으로 제공, 파워 교체에 드는 수고를 줄임으로써 다운타임이 짧게 끝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뿐만 아니라 별도로 구매해야 했던 디지털 오디오 인터페이스, 보안 인증을 위한 CAC/PIV 카드 등도 옵션으로 워크스테이션 본체 전면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고객의 편의성을 높이는데도 치중했다. 오토데스크, 어도비, 다쏘시스템, 소니, 지멘스 등 전문가들이 주로 활용하는 소프트웨어 벤더들의 인증도 확보했으며, 시스템 안정화 또는 재설치를 위한 각종 바이오스와 드라이버도 쉽게 업데이트 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를 제공한다.

▲ 명인일렉트로닉스 엠트루 워크스테이션

국산 벤더, 커스터마이징·빠른 지원 강점 앞세워

델과 HP 등 글로벌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는 워크스테이션 시장이지만, 커스터마이징과 빠른 제품·고객 지원을 앞세운 국산 벤더도 선전하고 있다. IT시스템 유통업체 명인일렉트로닉스(이하 명인)는 19년 넘게 진행해온 인텔 제온 프로세서 유통 사업과 애즈락랙 메인보드 유통 사업의 노하우를 발판으로 워크스테이션 사업에 진출, ‘엠트루’ 브랜드를 출시했다. 그 이전에도 국내 업체가 고객의 의뢰를 받아 워크스테이션을 조립 판매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브랜드를 달고 본격적으로 워크스테이션 사업에 나선 곳은 명인이 처음이다.

그동안 국내 벤더들이 워크스테이션 사업에 나서지 못했던 것은 PC 사업과는 다른 판매 구조와 거래량, 주요 고객층에 대해 잘 알지 못했기 때문. 그러나 명인은 오랫동안 유통 사업을 진행해오면서 고객들이 좀 더 저렴한 비용으로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자 워크스테이션 사업에 발을 들여놓았다.

정상인 명인일렉트로닉스 B2B사업부 부사장은 “시장조사기관 등에 의하면 국내에서 분기당 워크스테이션 판매량은 약 1만 대 가량으로 분기당 서버 판매량과 비슷한 수준이다. 그러나 이는 워크스테이션으로만 판매되는 제품만 집계됐을 뿐, 워크스테이션급으로 판매되는 PC를 포함할 경우 더 늘어난다”며 “델, HP 등 글로벌 브랜드와 직접적인 경쟁은 어렵지만 고객이 원하는 사양대로 짧은 시간 내 제품을 공급할 수 있다는 점과 빠른 고객 지원 등이 가능하다는 점을 앞세워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명인은 미니 ITX부터 크기별 8종의 제품을 구비, 어떤 고객 수요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하고 있다. 사업한 지 2년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한 번 구매했던 고객이 재구매를 하는 등의 성과를 쌓아나가고 있다.

또한 명인은 지난해 출시된 인텔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의 수냉킷을 처음으로 마련, 글로벌 벤더들이 하지 못하는 틈새를 적극적으로 파고들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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