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복권, ATM 통한 당첨금 지급 약속 못 지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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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복권, ATM 통한 당첨금 지급 약속 못 지키나”
  • 김선애 기자
  • 승인 2018.03.21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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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복권사업자 선정된 동행복권, 최저가 낙찰 비판 많아…시스템 개발 능력·보안 문제 지적

차기 복권수탁사업 입찰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동행복권 컨소시엄의 사업 수행 역량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동행복권이 사용자 편의성을 제고한다며 제안한 스마트ATM의 현실화 가능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동행복권 컨소시엄은 GS25 편의점에 설치된 스마트ATM에서 소액 당첨금을 찾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제안했다.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은 동행복권 컨소시엄에 참여하고 있는 케이뱅크의 주주사다.

복권 당첨금은 지정된 은행에서 수령할 수 있으며, 당첨된 복권과 신분증, 은행 계좌 등이 필요하다. 다만 5만원 이하의 소액 당첨금은 복권 판매점에서 당첨된 복권과 신분증을 확인한 후 현장에서 수령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 온라인 복권은 신분증보다 크기 때문에 신분증 스캐너로 진본 여부를 확인할 수 없으며 별도의 스캐너가 필요하다. 사진의 1번이 신분증 스캐너다.

동행복권 컨소시엄은 스마트ATM에서도 당첨금을 수령할 수 있도록 해 편의성을 높이겠다고 제안했다. 이를 위해서는 스마트ATM에 신분증과 당첨된 복권의 진본을 확인할 수 있는 별도의 장치가 필요하다.

현재 GS25 편의점에 설치된 스마트ATM에는 티켓의 바코드를 인식할 수 있는 스캐너가 있으며, 이를 이용해 신분증의 진본성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온라인 복권 티켓은 확인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스마트ATM에서 복권 당첨금을 수령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온라인 복권 티켓의 바코드 인식 기능이 추가돼야 한다.

또한 스마트ATM에서는 1만원, 5만원 단위로 인출이 가능하다는 점도 문제다. 복권 당첨금은 세금을 제외하고 수령할 수 있기 때문에 1만원 이하 금액은 인출할 수 없으며, 계좌이체를 해야 한다. 현재 동행복권 컨소시엄에는 케이뱅크가 참여하고 있지만 오프라인 지점이 없어 시중 은행과의 협의가 필요하다.

동행복권 컨소시엄을 대표하는 제주반도체의 김세중 전무는 “스마트ATM은 4기 로또 사업 시작 시점부터 서비스하지는 못한다. 케이뱅크와 은행, 관련 업체들과 협의하는 중이므로 복권 사업을 안정화 시킨 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 현재 온라인 복권의 당첨티켓 검증 절차는 은행 본/지점에서 이뤄진다. 육안으로 상기 이미지의 1부터 6까지 항목에서 위변조 여부를 검증하며, 뒷면의 위조확인 형광램프를 이용해 검증한다. 5만원 이하 당첨금은 은행 본/지점과 판매점에서 복권의 바코드를 조회해 당첨 티켓을 확인하고 당첨금을 지급한다.

원가 고려 않은 최저가 입찰, 문제 없나

동행복권 컨소시엄은 원가를 고려하지 않은 최저가 입찰로 사업을 수주했다는 비판을 받는다. 함께 경쟁한 인터파크 컨소시엄, 나눔로또 컨소시엄보다 기술 점수는 낮지만, 가격 점수가 월등히 높다. 더불어 동행복권은 사업 수수료도 파격적으로 낮춰 제안했다.

일반적인 공공사업은 기술평가 배점 한도를 90으로 하고 있지만, 이번 복권사업은 85점으로 배정했다. 4년 전 3기 사업자 선정 당시 기술점수 배정이 80%였던 것에 비하면 개선됐다고 할 수 있지만, 일반 공공사업에 비해 낮다는 것은 문제로 지적된다.

조달청 입찰 결과 기술점수에서 동행복권은 750.7514점을 받았으며, 인터파크 컨소시엄의 776.3534, 나눔로또 컨소시엄의 773.9334보다 낮다. 그러나 가격 점수에서 15점 만점을 받아 전체 점수 910.75점으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더불어 동행복권 컨소시엄은 수탁수수료도 다른 컨소시엄에 비해 파격적으로 낮춰 연평균 100억원 내외로 낮게 책정해 제안했다.

이번 4기 사업은 기존 솔루션 업그레이드 외에 ▲전자복권 시스템 업그레이드 ▲온라인 복권 인터넷 판매 솔루션 구축 ▲온라인 복권 파일DB 병행 저장과 위변조 방지 방안 개발 ▲복권 단말기 5000대 구축 ▲전자복권 시스템에 블록체인 적용 등 신규 개발과 업그레이드 사업이 대거 포함돼 있다.

업계에서는 동행복권 컨소시업에서 이 모든 사업에 소요되는 비용이 제대로 계산되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삼고 있다. 특히 시스템 구축에 필수적인 솔루션 기업과의 협의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으며, 사업을 낙찰받은 후 견적을 의뢰하는 등 철저한 준비 없이 가격만으로 경쟁했다는 점을 비판하고 있다. 

4기 사업은 12월 2일 정식 시작될 예정이므로 시스템 구축 완료 후 안정화 기간이 1~2개월 소요되는 것을 감안하면 9월~10월 말에는 시스템이 완료돼야 한다. 6개월여의 촉박한 기간 동안 새로운 시스템 개발과 업그레이드, 블록체인 기술 적용까지 완료하려면 상당한 시스템 운영 능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낮은 예산과 짧은 개발 비용으로 기한 내에 복권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구축 완료하고 서비스 할 수 있을지 업계에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현재 나눔로또가 운영하고 있는 3기 복권사업은 1·2기에서 운영하던 외산 솔루션을 국산화하고 테스트 및 안정화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었으며, 시스템 개발과 운영, 안정성 검증 등의 과정에 시간이 걸려 2013년 사업자 선정을 1년 연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김세중 제주반도체 전무는 “시스템 개발과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 등을 충분히 계산하고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해 입찰했다. 과도한 저가입찰은 아니다”며 “복권 사업 운영에 있어서 시스템과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하는 한편 강력한 보안을 제공할 수 있도록 협력사들과 긴밀하게 논의하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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