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풍수·관상…운세는 과학, 삶의 자세 잡아주는 참고서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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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주·풍수·관상…운세는 과학, 삶의 자세 잡아주는 참고서일 뿐
  • 승인 2002.06.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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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상 보는 분처럼 안 생겼네요』

처음부터 약간은 무식한, 혹은 호의가 섞인 말을 던졌다.

IT와 사주풀이, 왠지 「궁합」이 맞지 않을 듯 싶지만 이번 창간호 특집을 기획하면서 인터뷰 대상자 중 눈에 띄는 사람은 XML 분야 연구원으로 일하면서 만 3년째 명리학과 주역 등에 심취해 있다는 씨오텍의 정창오 대리였다. 생각했던 것과 다른 것은 그의 외모였다. 평범한 캐주얼에 링 귀걸이를 단 그는 눈동자가 똘망똘망(?)한 것 외에는 역술 같은 독특한 취미를 가졌다고는 보기 힘든 인상이다.

지금까지 운세를 봐준 사람만 약 60여명, 자신이 생각하기에도 신기하게 과거의 사건이나 현재의 상황을 맞춘다고 한다. 사람을 많이 대하면 대할수록 노하우가 생기는 것도 묘미다. 틀린 부분이 있다 싶으면 다시 책을 보고 공부하는 등 취미에 들이는 노력도 만만치 않다.

명리학을 접하게 된 계기도 특이하다. 몇 년전 새 집을 지으면서 건축업자와 사이가 좋지 않아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고 한다. 잠깐 쉬고 있을 때여서 집짓는 일을 모두 도맡아서 했는데 속 끓이는 일이 많았다고 한다. 힘들게 집을 짓고 나서 근처 텃밭에 밭작물을 키울 기회가 생겨 농사를 짓게 된 그는 이때 농사와 명리학의 오행이 딱 맞아떨어지는 경험을 체험했다.

『같은 씨를 심어도 위치와 키우는 형태, 재배하는 사람에 따라서 식물이 자라는 형상이 모두 달랐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명리학의 원리를 깨닫게 되면서 공부하게 됐다』는 정 대리는 이후 명리학과 밭농사에 심취해 1년여를 보냈다.

그는 『명리학과 같은 학문은 생년연월시를 기준으로 풀이하는 방법이 계속 축적되면서 맞추는 확률이 높아진 일종의 통계학이다. 과학적이지만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하며 무조건 믿는 것은 「정신건강」에 해롭다고 조언한다.

역술취미, 인간관계 형성에 ‘굿’

사주풀이나 역술 취미를 갖고 있어 불편하지 않느냐는 말에 「전혀」라고 대답한다. 특이한 취미를 갖고 있어 외려 사람들과 친해지기 쉽다는 것. 일면 그럴 것 같기도 하다. 손금만 볼 줄 알아도 왠지 친근감이 들고 기대고 싶은 것이 사람심리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인간관계가 더 좋아졌다는 정 대리는 『여자 친구 사귀는 데에도 무척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짖굳은 질문에 대뜸 손사래를 친다. 『이상하게 애인이나 가족의 운세는 보이지 않는다. 생각해도 신기하다』고 말한다.

정 대리는 운세가 과거를 바꿀 수는 없지만 현재의 상황을 인지하고 향후 어떻게 하면 나아질 수 있을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면 분명 도움이 되는 학문이라고 설명한다. 여기에는 몇 가지 뼈아픈 기억이 있다. 알고 지내던 지인의 아픈 인생사를 맞춘 일이나 좋지 않은 궁합 때문에 헤어진 연인들을 본 적이 있기 때문이다. 이럴 때에는 놀랍기도 하고 당혹스럽기도 하다.

혹시 이쪽 전공을 살려볼 생각은 없을까. 그러나 대답은 단호하게 「No」.「취미는 취미일 뿐」이란다. (www.data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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