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장 확대, 경쟁 대신 ‘협업’·‘공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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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시장 확대, 경쟁 대신 ‘협업’·‘공생’으로”
  • 윤현기 기자
  • 승인 2019.02.06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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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삼 스피니커서포트 대표, IP 침해 없는 사업 모델로 2020년까지 100개 고객사 유치 자신

오라클·SAP 유지보수 전문 기업 스피니커서포트가 국내 조직 정비를 마치고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들어간다. 지적재산권(IP) 문제가 없는 사업 모델과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오는 2020년까지 고객사를 100여 곳으로 늘리겠다는 각오다. 또한, 이를 위해 오라클, SAP 등과 경쟁 대신 ‘협업’과 ‘공생’을 택해 함께 성장해나가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는 이재삼 스피니커서포트코리아 지사장을 만나 그 방안에 대해 들어봤다. 

산업 분야를 막론하고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기업용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뽑자면 단연 오라클과 SAP의 제품들이 꼽힌다. 이들은 데이터베이스(DB), 전사적자원관리(ERP), 고객관계관리(CRM) 등 핵심 소프트웨어 시장을 장악하고 있으며, 강력한 기능과 성능으로 일부 영역에서는 사실상 대체가 불가능한 제품들로 평가되고 있다.

이는 국내에서도 마찬가지다. 공공과 민간 부문 전체를 통틀어 이른바 ‘미션 크리티컬’한 워크로드 대부분에 오라클·SAP 제품들이 자리 잡고 있으며, 이 같은 입지 우위를 활용해 비교적 비싼 라이선스비와 유지보수비를 책정하고 있다. 특히 유지보수의 경우 매년 라이선스 비용의 22%에 해당하는 높은 비용이 책정되고 있는데, 고객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이를 받아들이고 있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저렴한 비용으로 유지보수를 전문으로 수행하는 업체들이 등장했다. 2008년에 설립된 스피니커서포트도 오라클, SAP 소프트웨어 전문 유지보수 서비스를 제공하며, 소프트웨어 운용 중 발생하는 다양한 이슈 및 기술적 문제와 더불어 고객별로 커스터마이징된 제품들에 대해서도 기술지원을 하고 있다. 주요 고객사로는 ADT, 보쉬, 록히드마틴 등이 있으며, 전 세계 101개국, 850여개 기업들을 대상으로 유지보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2017년 스피니커서포트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과를 바탕으로 아태 지역에서의 영향력을 넓히고자 한국지사를 설립해 전진 기지로 삼았으며, 지난해에는 SAP코리아 부사장 출신인 이재삼 대표를 본사 부사장 겸 아태 지역 영업 총괄로 영입하면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2020년 100개 고객사 목표

이재삼 대표는 1995년부터 SAP코리아 설립 멤버로 시작해 2008년에는 유지보수 영업부문 사업 책임자가 됐으며, 이후 중국, 대만과 홍콩에 유지보수 영업 조직을 구축하고 발전시키는 데 공헌했다. 스피니커서포트 합류 직전에는 고객들의 디지털 전환과 혁신을 견인하는 동시에 사업의 효율성을 제고하는 전략을 주도했다.

SAP 입장에서 봤을 때 스피니커서포트는 자신들의 텃밭을 호시탐탐 노리는 불청객임이 분명하다. 그런 곳에 이재삼 대표가 돌연 합류했다. 이는 스피니커서포트와 이재삼 대표 양쪽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에 가능했다.

스피니커서포트는 SAP코리아에서 오랜 기간 활동하며 유지보수 영업 조직까지 구성한 경험이 있는 전문가를 영입함으로써 아태 지역에서의 영향력 확대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이재삼 대표 역시 점차 변하고 있는 시장 판도를 감지하고, 자신의 역량을 살려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을 곳으로 성장세와 잠재력이 큰 스피니커서포트를 점찍은 것이다.

그렇다면 기업용 소프트웨어 유지보수 시장이 어느 정도이길래 잠재력이 크다고 보는 것일까?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스피니커서포트와 같은 서드파티 유지보수(3PM) 업체들이 향후 전 세계 유지보수 시장의 약 10%가량을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현재 전 세계 SAP·오라클 기업용 소프트웨어 유지보수 시장은 35조원 규모로 추산되며, 아시아 지역로 한정하면 약 6조원 가량의 시장이 형성돼 있다. 만약 가트너의 예상대로 10%가 3PM 업체들에게 돌아간다면 아태 지역에서 6000억원 규모의 시장이 존재한다는 결론이다.

이재삼 대표는 “3PM 유지보수 시장은 향후 10년 이상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7년부터 사업이 시작된 만큼 모수가 작지만, 2018년만 해도 국내 신규 고객 계약이 전년 대비 300% 증가했을 만큼 한국은 스피니커서포트에 있어 매력적인 시장임에 틀림없다”며 “이 같은 증가세를 감안할 때 2020년에는 100여개의 고객사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IP 침해 없는 사업 모델 강점

현재 기업용 소프트웨어 유지보수 시장에는 스피니커서포트와 같이 저렴한 비용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3PM 업체들이 존재한다. 이들 사이에서 스피니커서포트가 갖는 차별점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이재삼 대표는 ‘벤더가 보유한 IP를 침해하지 않는 프로세스’를 강점으로 내세운다.

실제로 SAP나 오라클과 같은 벤더의 IP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피해가 가지 않도록 서비스하는 것은 많은 노력과 투자가 필요한 부분이다. 이를 위해 스피니커서포트는 오라클 감사팀을 초청해 자신들의 서비스 과정을 검토해줄 것을 요청했고, 공식적으로 오라클의 IP를 침해하지 않는다는 확인을 받는 것에 성공했다. 스피니커서포트는 이를 기반으로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구축했다.

이재삼 대표는 “스피니커서포트는 SAP·오라클의 IP를 보호하는 프로세스를 갖췄으며, 이를 ‘ISO 9001: 2015’, ‘ISO 207001: 2013’ 등의 인증을 통해 공고히 하면서 사업 역량을 한층 높였다”고 강조했다. 그렇기에 자사 고객이 IP 침해로 인한 피해를 받을 일은 전혀 없다는 설명이다.

스피니커서포트는 해당 이슈로부터 자유로운 만큼 좀 더 빠르게 시장을 넓혀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쟁보다 협업·공생 도모

스피니커서포트는 향후 시장 상황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벤더가 제공하는 비싼 유지보수 서비스에 대한 고객사들의 반감이 상당할뿐더러, 클라우드를 비롯한 새로운 기술의 등장으로 기존 벤더들의 제품 개발 투자가 줄어들 가능성도 있는 만큼, 벤더가 제공하는 비싼 유지보수 이외의 선택지를 택할 기업들도 충분히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재삼 대표는 “사업 초기에는 SMB 또는 중견기업에서의 비용 절감 이슈로 인한 문의가 많았지만, 현재는 대기업로부터의 문의도 이어지고 있다”며 “실제로 국내 10대 대기업 계열사를 고객으로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는 사실이 이를 방증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스피니커서포트는 한층 공격적인 전략을 펼치기보다 오라클, SAP 등 벤더와도 협력해 협업하면서 공생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입장이다. 라이선스 비즈니스는 오라클과 SAP가 담당하고, 유지보수는 스피니커서포트가 맡는 구조다.

물론 벤더에서 이를 환영할 리는 없겠지만, 비싼 유지보수 비용으로 인해 불만을 가진 고객이 이탈하는 것보다 나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실제로 러시아에서는 SAP 직원과 스피니커서포트 직원이 함께 활동하고 있기도 하다.

그뿐만 아니라 스피니커서포트는 시장 확대를 위한 폭넓은 협업 관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자사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합법성과 기술력을 앞세워 글로벌 IT 컨설팅기업 및 대기업 IT서비스사와 협력을 진행하고 있는 것. 이 중 IBM과는 상당히 많은 협약을 진행하고 있다. 영국, 미국 등에서는 구체적으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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