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야별 1등도 통하지 않는 시대, 어디에 줄을 설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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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별 1등도 통하지 않는 시대, 어디에 줄을 설 것인가?
  • 데이터넷
  • 승인 2019.06.18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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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희웅 펌킨네트웍스 대표 “어떤 전략으로 각자도생 할지 고민 깊어져”
▲ 권희웅 펌킨네트웍스 대표이사

[데이터넷] 영세 자영업자 중심의 골목상권의 몰락을 걱정해야 하는 시대가 됐다. 대기업 브랜드와 프랜차이즈가 골목까지 치고 들어오면서 자영업자의 설자리가 점점 없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현상이 IT 업계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IT 산업은 최근 플랫폼 사업자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는 과정에 있다. 각자 자기 분야에서 열심히 일해 온 전문기업들의 처한 현실이 꼭 골목상권 자영업자 같다.

골목상권 몰락과 비슷한 처지가 된 중소 IT 업계
통신과 이동 수단의 발달은 지역뿐 아니라 경쟁의 경계까지 허물고 있다. 예전에는 골목 1등 식당은 동네 사람들만으로도 잘 먹고 잘 살 수 있었지만 지금은 골목을 넘어 더 큰 범위의 상권에서 1등이 돼야 손님이 몰린다. 검색으로 맛집을 찾고, 교통 발달로 어디든 쉽게 갈 수 있기 때문이다.

IT 업계는 골목상권보다 더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특정 국가, 현지 시장은 플랫폼 사업자의 등장과 함께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예를 들어 보자. 세계 최대 게임 컨퍼런스인 GDC 2019에서 구글이 차세대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인 ‘스타디아’를 공개했을 때 반응은 양분됐다.

이미 강자들이 즐비한 시장에서 구글이 힘을 쓰기 힘들다는 쪽과 막강한 클라우드 기술과 전 세계를 촘촘히 연결한 자가망을 앞세운 구글이 게임 시장의 판을 바꿀 것이란 쪽으로 엇갈렸다. 필자는 후자에 한 표를 던진다.

구글이 펼치는 스트리밍 게임의 판은 기존 경쟁 규칙을 바꿀 것이다. 게임 개발, 유통 그리고 각종 장치까지 영향을 끼칠 것이다. 특히 장치 시장에 오랫동안 적용된 규칙이 큰 영향을 받을 것이다. 더 이상 고가의 CPU와 GPU를 장착한 전용 장치가 불필요하고, 스마트폰 역시 고사양을 고집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새로운 플레이어가 등장해 주목받게 될 수도 있다.

어떤 전략으로 각자도생에 나서야 할까?
IT 시장은 서버, 네트워크, 스토리지, 소프트웨어, 보안 등 분야별 1등 기업이 성장을 주도해 왔다. 이들 위주로 판이 커지고 시장이 성장하면서 후발 주자가 2등, 3등을 외치며 등장해도 같이 먹고 살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소수의 클라우드 사업자 위주의 플랫폼 중심으로 시장이 변화하면서 IT 기업들은 이제 어디에, 어떻게 줄을 설지 선택의 갈림길에 있다.

클라우드 사업자들은 오픈소스를 중심으로 모두가 접근 가능한 플랫폼을 만들고 있다. 골목상권으로 비유하면 맛집의 레시피가 공중파를 타고 만천하에 공개되는 것으로, 이런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중소 IT 기업들의 주특기가 사라지고 있다.

시장은 항상 변하고, 예측도 어렵다. 골목을 지키던 자영업자들이 대기업과 경쟁을 포기하고 어디에 줄을 설지 고민하는 것과 IT 전문 기업들이 어떤 플랫폼에 올라탈지 고심하는 것은 크게 다르지 않다.
경쟁의 범위가 확장되고, 주특기가 사라지는 시대에서 기술 기반 기업들은 어떤 전략으로 각자도생(各自圖生) 해야 할지 고민이 깊어지는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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