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인력 육성해 자체 빅데이터 프로젝트 역량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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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인력 육성해 자체 빅데이터 프로젝트 역량 확보”
  • 윤현기 기자
  • 승인 2019.11.18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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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해상, 인프라·데이터·인력 아우르는 동시 프로젝트 성공…데이터 기반 전략 수립 가능해져

[데이터넷] 현대해상이 내부 인력을 활용해 차별화된 데이터 분석 모델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경험과 감(感)에 의존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데이터 주도적인 마케팅 및 영업전략을 수립하게 됐으며, 그 결과도 매우 만족할만한 수준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 비결은 무엇인지 현대해상 정보서비스부 데이터관리팀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현대해상 정보서비스부 데이터관리팀 양영숙 팀장(왼쪽), 최광민 주임
현대해상 정보서비스부 데이터관리팀 양영숙 팀장(왼쪽), 최광민 주임

최근 보험업계의 화두는 빅데이터다. 빅데이터를 활용하면 맞춤형 개인화 마케팅이 가능하며, 다양한 예측 모델을 개발해 손실을 최소화하고 이익을 극대화하는 영업전략도 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보험사들은 저마다 최적화된 빅데이터 환경을 구축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현대해상 역시 빅데이터 도입에 나섰다. 다만 프로젝트를 시작하기에 앞서 빅데이터 도입을 추진했던 경쟁사들의 사례를 살펴봤지만, 그 어디에서도 성공 사례를 찾아볼 수 없었기에 의아했다. 그 원인을 분석해보니 빅데이터 사업을 추진하면서 하둡과 같은 인프라만 도입하거나 일부 데이터만 활용하는 등 단편적인 부분에 치우쳐있었기 때문이라는 점을 확인했다.

양영숙 팀장은 “여러 사례를 벤치마킹해본 결과 빅데이터 프로젝트가 성공하려면 인프라 시스템과 데이터, 인력 등 3개 축이 동시에 작용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며 “이에 다소 무모하다 여겨질 수도 있었지만, 빅데이터 인프라 도입과 전문인력 양성, 여러 종류의 데이터 활용을 한꺼번에 추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전문인력 양성에 중점
현대해상이 빅데이터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가장 신경 썼던 부분은 내부 전문인력 육성이었다. 현업에서 필요로 하는 빅데이터 분석 모델을 만들고 운영하려면 기존 인력만으로는 부족하고, 외부 인력에 의존하는 것도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많은 곳에서 인력 양성이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이미 업계 내 경쟁사들도 인력 양성을 시도하는 중이었지만, 대부분 대학원 등에서 6개월가량 위탁 교육과정을 통해 범용적인 빅데이터 교육만 이수하는 수준에 그쳤다. 해당 교육만으로는 실제 업무에 적용 가능한 빅데이터 모델을 만들어내기에 역부족이었다.

현대해상은 효과를 보기 힘든 범용적인 빅데이터 교육과정을 따라가는 것 대신, 내부 인력이 스스로 현업에 적용 가능한 빅데이터 모델을 만들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이에 빅데이터 분석 툴로 R을 선택하고 이를 집중적으로 교육하는 방안을 택했다.

그 과정에서 현대해상은 AI 소프트웨어 전문기업 애자일소다와 함께 했다. 애자일소다가 자체 솔루션을 포함한 현대해상 맞춤형 토털 아키텍처를 제공했을 뿐만 아니라 좋은 인력과 다양한 프로젝트 경험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업무·통계 전문가 2인 1팀 구성
현대해상은 2017년부터 1월부터 빅데이터 프로젝트를 추진했으며, 2018년부터 ‘데이터 분석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이를 위해 사내에서 16명이 선발됐으며, 통계 지식을 갖춘 사람과 업무 지식을 갖춘 사람 2명이 1개 팀을 이뤄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프로그램은 우선 첫 한 달 동안 R에 대한 범용적인 교육이 이뤄진다. 입문 과정 이후 초급, 중급, 고급으로 점차 레벨을 높여나가며 각 과정을 반복 학습한다. 이를 마무리하면 한 달간 이수한 교육 누적 시간은 104시간으로, 대학원 2학기 과정에 준하는 기간에 해당한다.

한 달간의 교육이 마무리되면 사내 프로젝트에 참여해 실질적인 모델 개발을 추진하게 된다. 업무·통계 전문가 2인으로 구성된 각 팀은 업무에 적용 가능한 분석 모델을 개발하게 되며, 이를 어떻게 활용할지 전략도 함께 수립한다.

이들은 지난해 7개의 모델을 만들어냈고, 만들어낸 모델을 실제 업무에 활용하고 있다. 한 예로 새로 개발된 계약이탈 예측 모델의 경우 다음 달에 이탈할 가능성이 큰 고객을 높은 적중률로 맞췄다. 이는 모델을 개발한 사람뿐만 아니라 실제 현업에서 사용하는 사람도 예의 주시하게 만들었다.

최광민 주임은 “감에 의존할 때는 이탈 예상 고객 확인이 쉽지 않았으나 모델 개발 이후 이탈할 고객이 예상되면서 사전 방어 활동을 할 수 있는 선순환 업무 구조가 만들어졌다”며 “이 외에도 개발된 모델들이 각 업무에서 높은 성공률을 보인다”고 말했다.

자체 프로젝트 역량 강화
‘데이터 분석 전문가’ 1기의 효과를 확인한 현대해상은 올해도 13명을 추가로 선발해 2기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 역시 2인 1팀을 이뤄 교육을 이수한 이후 모델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완료되면 7개의 모델이 추가돼 총 14개의 직접 개발 모델이 구축될 예정이다.

분석 프로젝트를 통한 현황 파악 및 인사이트 도출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개발된 모델을 실제 업무 프로세스에 적용했다는 점도 현대해상으로서는 큰 성과다.

또한, 현대해상은 이번 ‘데이터 분석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을 통해 분석 프로젝트 수행 시 외부 컨설팅에 100% 의존하지 않고 내부 분석 역량을 확보함으로써 앞으로도 자체적인 분석 프로젝트 수행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 큰 의의를 두고 있다.

양영숙 팀장은 “한 달간의 R 교육 이후 4개월 동안은 실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내부 임직원들의 분석 역량이 크게 성장했다. 통계전문가와 업무전문가가 함께 하면서 데이터와 현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기에 이들이 만들어낸 모델의 적중률이 높게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며 “외부 전문가에게만 의존하면 이 같은 역량을 쌓을 수 없고 경쟁력도 약해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전사 업무 협조 필요
현대해상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기의 데이터 분석 전문가를 운영할 계획으로, 모델 개발 프로젝트 대상이 되는 소재는 상품 구분별로 진행했다. 현재는 장기, 일반, 자동차, 손해사정 등 부서별로 나뉘어 있지만, 다음에는 이들을 연계해 통합 분석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이전에도 현대해상은 데이터를 집계하고 결과를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으나 매번 끝난 업무에 대해서만 집계가 이뤄졌기에, 사전 예방 활동을 위한 모델이 필요했다. 그러려면 예측을 해야 했고, 이는 업무에서 주도해야 하기에 다양한 분야/팀의 인력과 함께해야만 했다.

양영숙 팀장은 “프로젝트에 서로 이해관계가 다른 여러 부서/팀에서 관여하다 보니 이들을 설득해 협조를 받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다”며 “프로젝트 진행에 앞서 전체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성공의 요인이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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