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반도체 기업, PUF 특허 잇달아 매매하며 성장 가능성 높여
[데이터넷] 특허를 가리켜 ‘미래를 보는 창’이라고 한다. 특허에는 인류의 가장 진보된 기술과 사상이 응축돼 있다. 그래서 특허 빅데이터를 통해 우리 사회가 직면해 있는 각종 기술적 난제를 정리하고, 그 해답의 단초를 찾아볼 수 있다.
국내 스마트홈 관련 특허출원건을 연도별로 나타낸 그림 1을 보면, 2000년대 중반 이후 급격한 감소세에서 못 벗어나고 있다. 홈네트워크 시범프로젝트 등 당시 관 주도의 지원사업이 갈수록 축소된 영향도 있지만, 상당 부분 시큐리티와 네트워크 등 관련 인프라 환경의 미성숙 때문이다. 이후 출원되는 특허 대부분이 ‘보안’에 집중되고 있는 걸 보면, 그 이유가 보다 명확해진다.
그 중 PUF(Physical Unclonable Functions)라는 보안기술에 주목해야 한다. 반도체 생산 공정상 자연스레 발생하는 제품간 오차를 마치 사람의 ‘지문’처럼 활용, 이를 복제불가 보안 수단으로 치환한다는 게 이 기술의 골자다. 공정상 일종의 불량일 수 있는 이 같은 편차를 난수값으로 활용한 것이다.
칩은 모든 IoT 디바이스에 탑재되는 필수 부품이다. 기존 소프트웨어 보안 프로그램과 달리, PUF는 칩 제조 공정상 나타나는 특별한 물리적 패턴, 즉 반도체 지문을 키값으로 활용하기 때문에 해킹 자체가 불가능에 가깝다.
관련 특허출원도 해마다 급증세다. 미 특허청에 따르면, PUF 관련 US특허는 최근들어 연평균 60% 이상 늘고 있다. 무엇보다, 특허의 질을 가늠하는 ‘심사관 피인용수’가 출원건수를 상회하며, 더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을 정도다. PUF의 기술적 우수성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지난 2020년 12월 국제표준화기구(ISO)가 PUF에 대한 국제 표준안을 공식 제정했다. 글로벌 탑티어 IT업체들도 자사 IoT 플래폼 보안표준으로, PUF를 택하고 있는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그림 3은 최근 부쩍 늘고 있는 PUF 기술 관련 US특허의 거래 네트워크다. 주목할 건 IBM이다. 이 IBM이 양도한 PUF 특허물건을 중심으로, 유럽과 미주 시장에서 활발한 IP비즈니스가 이뤄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현재 글로벌 IP마켓의 PUF특허 매물은 대부분 칩업체 소유다. 모두 전세계 반도체 시장을 호령하는 기업이다.
이처럼 특허 빅데이터는 청구항 등 특허문헌 내 복잡하게 얽혀있는 기술내용을 당대의 언어로 스토리텔링화 해 풀어내는 힘이 있다. 이로써 우리는 해당 기술의 객관적 함의와 미래 가치에 한발짝 더 다가설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