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교 교수의 수다한판 (63)] 강호 고수 글로벌 기업 리더 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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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교 교수의 수다한판 (63)] 강호 고수 글로벌 기업 리더 열전
  • 데이터넷
  • 승인 2023.08.0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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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넷] 국내 기업을 떠나 우연한 기회에 일하게 된 글로벌 기업에서의 경험은 필자에게 많은 깨우침과 함께 가치관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오는 계기가 됐다.

두 번째 글로벌 기업으로 이직하고 만난 선배는 “당신도 이제 몸값에 따라 팔려 다닌다”며 국내 기업과 글로벌 기업의 차이점을 물었다. 필자의 대답은 철저하게 성과 중심이라고 답한 바 있다.

글로벌 기업에서는 결과가 좋을 때는 밝은 나날이 이어지지만 성과가 나쁠 때는 어떤 핑계도 용납되지 않는 반면 국내 기업에서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면 성과가 좋지 않더라도 용납이 되는 경우가 있다. 글로벌 기업의 이러한 경영 방식에 적응하지 못해 초반에는 어려움을 겪었던 추억이 있다.

엑셀 문화라 부르는 가로, 세로로 구성된 변수를 모두 만족시켜야 하는 까다로운 주문에 디테일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으면 상사의 질문에 답을 할 수 없는 경영문화를 가진 글로벌 기업들의 리더는 스트레스가 상당할 것이다. 요즘 잘 나간다는 IT 기업들 대부분이 그러하다.

이러한 경영문화 속에서도 파트너들과 함께 협력하고 경쟁하며 시장을 만들어 내면서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는 한국 지사장들이 많다. 초기 국내지사의 문화는 글로벌 기업보다는 국내기업과 비슷했지만 점차 글로벌화가 진행되면서 국외 거주 조건으로 본사 파견 외국인이 맡기도 했다. 그러나 잘 훈련되고 글로벌 문화를 이해하는 한국인이 맡으면서 완전히 다른 기업문화를 형성하게 되는데 바로 강호 고수 글로벌 기업 리더의 영향이 컸다.

필자도 비슷한 커리어를 갖게 되면서 선배들에게 배운 바도 많지만 닮고 싶지 않았던 부분도 있었다. 필자가 경험한 글로벌 기업 고수들의 공통된 특징은 무엇보다 영어를 매우 잘한다는 점이다.

단지 언어로서의 영어만 잘하는 게 아니라 글로벌 기업의 문화와 인맥까지 구축해 확실한 자기편을 아시아나 미국 본사에 두루 확보하고 있어 본사의 정책이나 리더십 변화까지 사전에 미리 파악해 그들의 이너 서클(Inner Circle)에서 제외되지 않고 자신의 위치를 지키는 탁월한 능력을 갖춰 여전히 현업에서 자신의 위치를 잘 지키고 있다.

성공한 리더의 또 하나의 특징은 내부 정치에 탁월하다는 점이다. 피아구별이 능할 뿐 아니라 자신의 편이 아니더라도 최고의 성과 창출이 최우선이기에 때로는 우대하는 연기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최고의 성과를 만들어 내기 위해 밀고 당기는 능력이 남다르고, 성공에는 확실한 보상을 제공해 자신의 힘을 과시하며 잘 따르는 것만이 살아남는다는 점을 각인시키는 데 상당한 수완을 보이기도 한다. 회사와 리더에게 끊임없이 충성심을 요구하는 것이다.

의전에 특히 강해 상사를 잘 보필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리더도 있다. 본사 직원의 방한은 물론 자신의 본사 방문 시에도 철저한 준비를 통해 인맥을 구축하고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한 대접에 만전을 기한다.

이러한 능력을 통해 본사로부터 더 많은 것을 얻어내고, 얻어낸 보상체계로 직원들을 다루는 도구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어쩌면 이런 리더가 진정한 능력자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함께 일하는 리더가 이러한 유형이라면 자신이 해왔던 것과 같은 대접을 받기 원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허망한 일로 지사장에서 중도하차하는 경우도 있는데 비즈니스 윤리와 관련된 것이 대부분이다. 특정 파트너와 밀접한 관계를 맺거나, 교제비를 이상하게 쓰거나, 스스로 사소한 부분에 약점을 만들어 사퇴할 수밖에 없었던 경우들도 본적이 있다.

물론 아주 드물지만 미투 또는 밀어내기나 그레이 마켓에 연관돼 물러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추문이 퍼지는 것은 시간문제기 때문에 국내처럼 시장 규모가 작은 상황에서 다른 자리를 찾는 데 큰 장애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성공한 강호 고수들의 특징을 설명하다 보니 강한 성향 때문에 부정적으로 묘사된 듯한데 사실 이런 리더들은 큰 장점을 갖고 있다. 바로 끊임없는 호기심으로 기술적 지식이 실무진을 앞설 정도로 자기개발에 항상 최고의 노력을 기울인다는 점이다.

논리 정연한 마케팅 기법과 계획 능력 그리고 중요한 고객과의 정례미팅을 통해 소통은 물론 자신의 편으로 만드는 능력도 탁월하기에 좋은 성과를 만드는 일은 당연한 것이며 특별히 전략적인 사고를 한다는 장점을 갖추고 있다.

글로벌 기업의 리더 자리는 분명 화려하고 보상도 훌륭하다. 그러나 감내해야 할 스트레스 또한 실로 대단한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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