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노이즈 인터넷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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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노이즈 인터넷 PD
  • 승인 1999.1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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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앞의 클럽에는 오늘도 한 언더 밴드가 머리를 흔들며 열심히 연주를 하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밴드를 추종하는 팬들은 그 앞에서 같이 헤드뱅잉을 하고 있을 것이다. 그곳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모르고 있는 세계가 존재한다. 웹에서도 묵묵히 인디음악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곳이 있다.

웹 비지니스의 장점 중 하나가 취미생활과 직업을 일치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어떤 분야의 매니아 되어 전문가 수준의 지식을 갖게 된다면 홈페이지를 열어 상업적인 웹 사이트로 발전시킬 수 있다. 세계적인 음반 판매 사이트인 CDNow.com도 바로 이런 식으로 성장했다. 이런 면에서 보면 블루노이즈(www.bluenoise.com) 운영자인 이원희 PD도 분명 행복한 케이스다. 나눔기술에 근무하던 시절 취미로 만들었던 인디뮤직 사이트를 계속 운영하면서 본격적인 비지니스로 성장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압구정동 창아스포츠 센터 뒤편 6층 건물의 맨 위층에는 '한국 인디 뮤직의 메카 사이트'를 주창하고 있는 블루노이즈가 자리잡고 있다. 블루노이즈는 올해 1월 1일 정식으로 오픈한 이후 지금까지 인디 뮤직에 관해 풍부한 컨텐트를 제공해 이미 많은 사용자들을 거느리고 있다.
블루노이즈 사이트에 접속하면 New Experience of Music이라는 제목의 푸른색 웹 페이지가 뜬다. 이곳에서 디스크과 밴드, 클럽, 그리고 웹진이 들어있는 Blue contents나 인디 밴드의 라이브를 방송하는 Music TV를 선택할 수 있다. 블루 컨텐트에는 새로 나온 앨범 리뷰, 인디 밴드 소개, 인터뷰 등이 빼곡이 들어차 있고, 음악 전문 기자들이 2주마다 업데이트하는 웹진인 블루진을 읽는 것도 또 다른 재미다.
평소에 클럽에 자주 못가거나 자신이 좋아하는 밴드의 공연실황을 보고 싶다면 뮤직TV로 점프할 수 있다. 이곳에는 크라잉너트, 아무밴드, 코코어 등 인디뮤직 분야에서 폭넙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밴드들의 실황을 감상할 수 있고, AOD로 음악을 감상할 수도 있다.

이 사이트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이원희 PD는 이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지금까지 별다른 프로모션 없이 입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이제 어느 정도 컨텐트가 채워졌으니 본격적으로 사이트를 알리는데 주력하겠다."
이와 함께 사무실도 클럽들이 많이 모여 있는 홍대앞으로 이전하고 인디 밴드들이 공연할 수 있는 클럽도 직접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터넷 방송의 스튜디오로도 쓰고 밴드들을 발굴하고 관리하는 프로덕션의 전초기지로 사용한다는 것이다. 온라인 비지니스만 주력하는 것이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올해 안에 블루노이즈 클럽을 오픈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약간 후미진 곳에 있더라도 밴드들이 최고의 공연을 할 수 있도록 장비에 투자를 많이 할 예정이다."

국내에 인디 밴드의 숫자는 약 200개~300개 정도로 알려져 있고, 이들이 공연할 수 있는 클럽도 전국적으로 약 20~30 군데 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그중 홍대앞에 10여군데의 클럽이 모여있다. 이곳에는 매일 밤 인디 밴드들의 공연이 펼져지고 있지만 인디밴드들이 오버그라운드로 진출하는 경우는 극히 드믈다.
이원희 PD는 "외국과 우리나라의 인디 문화는 큰 차이가 있다. 외국은 인디가 오버로 진출하는 발판을 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오버와 언더 사이가 완전히 단절된 상태다. 공중파에서는 유행하는 댄스음악만 내보내고 있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렇게 다양한 음악이 있다는 걸 알지도 못한다. 바로 이런 상황을 바꾸고 싶은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클럽을 직접 운영하면서 프러덕션을 겸하고 새로운 유통 경로를 개척하겠다고 말했다. 지금까지의 클럽이 하는 역할은 밴드들에게 공연장소를 대여하는 데 그쳤다. 블루노이즈에서는 이런 인디 밴드와 클럽을 웹으로 묶는 작업을 하고 있다. 또, 클럽 운영의 노하우를 전수하고 밴드 공연을 활성화 시키기 위해 클럽을 체인화 하는 방안도 마련중이다.
그는 가상 공간의 웹과 현실세계의 클럽을 하나로 묶어 홍보, 방송, 공연, 이벤트 등을 연계하고 있다. 이렇게 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인터넷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더 맣은 사람들이 웹을 통해 인디 뮤직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이를 통해 밴드를 알리고 CD나 비디오 판매하고, 온라인에서는 MPEG나 MP3와 같은 디지탈 음반을 판매하게 된다.

이원희 PD는 음반 유통망을 확보하기 위해 대형 유통사와 제휴하는 것을 추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블루노이즈라는 인디레이블을 만들고 판매점에 전용 공간을 마련해 소비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우리 나라의 상황을 살펴보면 인디 뮤직이라는 '돈 안되는 분야'에서 비지니스를 하겠다는 것은 어찌보면 무모한 것으로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처음으로 돌아가 보면 자기가 좋아서 하는 일이 직업으로 연관되는 것은 웹 비지니스만의 특권일지도 모른다. 여기에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결합시키려는 이원희 씨의 목표는 좁은 시장을 갖고 있는 우리 나라에서 해볼만한 시도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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