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럼] “어떤 기업이 버터 덩어리를 만들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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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럼] “어떤 기업이 버터 덩어리를 만들 것인가”
  • 박상인 새로텍 대표이사
  • 승인 2012.05.14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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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인 새로텍 대표 “위기를 변화 기회로 삼고 적극적인 자세로 임해야”

생쥐 세 마리가 동시에 우유통에 빠졌다. 첫 번째 생쥐는 우유통에서 탈출하기 위해 안간힘을 다해 허우적대다 제풀에 지쳐 익사하고 말았다. 두 번째 생쥐는 처음부터 상황을 비관해 자포자기했다.

하지만 세 번째 생쥐는 달랐다. 침착하게 코를 수면 위로 내밀고 앞발로 헤엄치면서 뒷다리로 계속 우유를 갈랐다. 한참 시간이 흘렀을 때 갑자기 뒷다리에 묵직한 느낌이 전달돼왔다.

생쥐는 순간적으로 그 물체를 딛고 일어서 우유통을 탈출하는 데 성공했다. 물체는 바로 버터 덩어리였다. 우유를 계속 휘젓는 사이에 버터가 만들어졌던 것이다.

유명한 '생쥐의 우화'이다. 최근 우리 경제를 둘러싸고 있는 불안한 외부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각 기업의 모습과 비슷한 부분이 보인다.

요즘 주변에서 '위기'라는 말이 자주 들린다. 경제상황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시장환경 등 주변의 경영환경이 썩 좋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외부 환경은 기업에게 지속적인 변화와 위기 관리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위기를 넘은 기업은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위기에 주저앉은 기업은 역사의 뒤안길로 물러날 것이다. 정보가 투명해지고 빠르게 공유되면서 기업의 부침의 속도는 더 빨라지고, 결국 잘되는 기업은 더 잘되고 가라앉는 기업은 더욱 빨리 쇠퇴해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그렇다면 피할 수 없는 이 ‘위기’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단언컨대 ‘위기’ 자체가 기업에게 해로운 것은 결코 아니다. 오히려 그것을 이용해 과감하고 새로운 시도를 감행하는 역발상의 사고를 가진다면 말이다.

위기는 언제든지 찾아올 수 있고, 인생과 경영 모두에 있어 삶의 일부분이다. 위기 요소는 긴장의 끈을 조이게 하고 체질 개선을 통해 기업의 체력과 경쟁력을 높이는 긍정적인 계기가 될 수 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해법은 무엇일까?

가장 첫번째 전제조건은 위기를 변화의 동인으로 적극 수용하겠다는 자세다. 변화를 두려워하는 그 순간부터 말 그대로 '진정한 위기'가 온다. 상황 자체를 겸허하게 받아들이며 철저한 자기반성의 계기로 삼자는 기업내 공감대 형성이 최우선이다.

이러한 도전을 가능케 하는 것이 바로 신념과 몰입이다. 신념은 긍정적인 상상력과 자기 자신의 역량발전에 대한 믿음에서 출발하며, ‘근거없는 낙천주의’와는 별개의 것이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서는 구성원이, 또 그 조직이 굳은 신념으로 뭉쳐야 한다.

둘째, CEO의 현명한 위기관리 능력과 올바른 비전제시가 뒤따라야 한다. 현명한 리더는 위기 상황이 닥쳐와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기 전에 일찍이 위기를 선언하거나, 위기 상황이 아니더라도 항상 위기의식을 가지고 있다.

위기를 선언했다면 CEO는 기업 구성원들에게 조직 전체의 밑그림을 설정해주고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 주어야 한다. 비전이 없이 위기의식만을 강요한다면 역효과만 발생할 것이다. 위기의식이 일상화되면 경쟁력이 된다. ‘현실 안주’가 아니라 이런 ‘위기감’이라는 절박함, 스스로의 혁신 노력이 있어야 의미 있는 실행과 목표 달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셋째, 기업 내외부 상황에 대한 철저하고 치밀한 분석을 통해 도출된 방안을 신속히 실행하는 것이다. 기업이 처한 상황이 각자 다를 것이며, 그에 따라 실행 방안 역시 다를 것이다.

위기의 종류와 성격이 기업마다 다를 수 있고, 기본적으로 위기를 견뎌낼 수 있는 기업의 체질 또한 다르기 때문이다. 실행이 뒤따라주지 않으면 모두 헛일이다. 비용절감, 사업구조조정, 고객 니즈를 반영한 혁신 등 그 실행의 방법과 우선순위는 각자 다를 것이나, 그 방안을 정확히 찾아내어 되도록 빨리 실행에 옮기는 것이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외장형 저장장치 업계도 지난해 태국 홍수 사태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혹자는 이런 상황을 ‘위기’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그러나 자사는 끊임없는 기술 개발과 소비자들의 니즈에 맞는 맞춤형 제품으로 위기를 ‘기회’로 극복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앞서 들었던 생쥐의 우화에 등장하는 '우유통'은 사실 우리 경제의 현주소이다. 급변하는 경제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세 번째 생쥐와 같은 마음자세를 갖는 것이 필요하다. 기업 내 전 구성원이 합심해 버터 덩어리를 만들어내야 한다. 위기를 기회로 승화시키느냐는 기업 스스로의 자세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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