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교 교수의 수다한판 (70)] “결과에 대한 책임은 리더에게 있다”
상태바
[김인교 교수의 수다한판 (70)] “결과에 대한 책임은 리더에게 있다”
  • 데이터넷
  • 승인 2023.11.11 1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데이터넷] 최근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TV 프로그램은 바로 ‘최강야구’다. 노장 김성근 감독이 은퇴한 선수들과 함께 현역시절 못다한 야구에 대한 열정으로 젊은 후배들과 시합을 하며 때론 좌절하고, 환호하고, 후배들에게 가르침을 주고 성장을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현재의 자리에서 야구를 할 수 있음에 행복해하는 모습이 필자가 하고 싶은 부분과 오버랩되면서 공감대가 있어 월요일 늦은 시간까지 TV 앞에 앉아 있게 한다.

야구 시합에는 수없이 많은 결정을 하게 된다. 선발 선수 결정은 물론 매 상황별 어떤 전략과 전술을 실행할지 고민하며 작전을 내면 선수들이 실행하는 데 잘 못된 전략으로 게임을 망치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야구를 결과의 스포츠라고도 한다.

기업의 경영 역시 마찬가지다. 정답이 없는 업무를 수행하면서 조직은 어떻게, 리더는 누구를, 보상체계는, 자금 운용은, 조직문화는 등등 수많은 결정을 내리는 데 그 결정을 언제나 잘할 수 있는 리더는 아마 없을 것이다. 그래서 리더는 외롭고 스트레스를 견뎌내야 하는 내공을 필요로 한다.

오죽하면 전생에 죄를 많이 진 사람이 현생에서 죄값을 치르려 리더(CEO)를 한다는 얘기를 할까? 최선이라고 판단한 전략적 선택이 나쁜 결과로 이어지며 잘못된 결정이 반복되면 리더의 고통은 감당하기 어렵다. 결과에 대한 책임은 언제나 리더에게 있기 때문이다.

그간 필자가 경험한 잘못된 결정을 소개하며, 독자들은 이러한 잘못된 결정을 하지 않기를 바란다. 공개적인 글로 설명할 수 없는 많은 잘못된 결정을 내리며 직장 생활을 했음을 고백한다.

가장 잘못된 결정 중 하나는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을 추천한 결과, 조직 구성원들에게 당혹감과 큰 실망을 안겨준 경험이 있다. 필자의 확증 편향된 선입관이 잘못된 추천을 하게 만든 것으로, 조직에 해를 입히면서 크게 후회한 경우가 있다.

또 다른 잘못은 업무 성과가 뛰어나고 팀원들과 화합도 잘하는 직원을 특진시켜 팀장에 선임한 적이 있다. 하지만 이 팀장은 얼마 지나지 않아 근태도 이상하고 정확한 보고도 잘 되지 않는 상황으로 급반전되면서 실망한 경우다. 급기야 공황장애 수준의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하고 있음을 뒤늦게 알고 자책을 한 경우다.

한 사람의 인생을 송두리째 망가뜨릴 뻔한 일이었다. 실제로는 지나칠 정도로 내성적이지만 업무 성격상 강하게 보이려 애쓰며 팀원으로는 업무 수행을 잘했지만 팀장이라는 리더의 위치가 되자 스트레스를 감당하지 못한 것이다. 퇴사 후 아버지의 인쇄소를 도우며 행복하게 지내는 모습을 보며 맞지 않는 옷을 입은 직원의 스트레스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적이 있다.

TV 드라마를 보면 리더는 항상 매우 멋지거나 매우 이상한 사람으로 나온다. 권위적인 사람, 비인간적인 못된 사람, 사람을 이용만 하는 나쁜 사람 등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리더는 잘못하면 당연히 책임을 져야 한다. 그러나 잘 못한 것이 아니라 최선을 택했지만 결과가 나쁜 경우까지도 책임져야 하는 무한 책임이 따르는 힘든 일을 하는 사람으로 설명돼야 한다고 믿는다.

실적에 대한 압박, 직원들과의 소통 등 거의 모든 부분에서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는 리더는 어쩌면 가끔 정상적인 판단을 하는 사람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현실에서의 리더는 모두가 이상한 사람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이상하지 않은 사람은 리더가 아니라고 한다면 과장된 표현일까?

리더는 실적을 내야하고, 직원도 성장시켜야 하며, 내외부 고객 모두를 만족시키고, 나아가 주주도 만족시켜야 한다. 때로는 모순된 결정을 해야 하는 괴롭고 힘든 위치지만 좋은 결과를 내도 운으로 치부되는 경우가 있고, 물론 결과가 안좋으면 비난과 뒷담화 그리고 도전에 직면하게 된다.

한편으로 보면 리더는 수많은 배신을 당할 수밖에 없는 자리다. 성공을 기대하고 전략을 구사하고, 구성원을 믿고 결정을 내리지만 정반대의 결실을 맺거나 불성실한 구성원으로 인해 나쁜 결과가 나오면 배신과도 같은 상처를 입는다. 이런 상황에서 구성원들은 리더의 마음을 헤아리기 보다는 자신들의 정당성만 부각시키려 하기에 리더가 느끼는 배신감과 상실감은 더욱 크다.

리더가 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어떤 결정이든 빠르게 내리라고 권하고 싶다. 빠른 결정은 그만큼 또 빠르게 수정할 수 있지만 결정이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큰 출혈을 감수해야 하거나 회복이 불가능한 수준에 이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경영이나 영업은 결과로 말한다. 좋은 선택을 했다지만 결과물이 안좋으면 잘못된 결정을 내린 것이다. 결국 결과에 대한 모든 책임은 언제나 리더가 짊어질 수밖에 없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